사회일반

[2보]사상 최강 10호 태풍 '산산' 日규슈 할퀴고 동진…5명 사망·실종, 교통망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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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코쿠 북서부 상륙할 듯…규슈 남부에 사흘간 884㎜ 물 폭탄 쏟아져
폭우·강풍에 공장 가동·배달·영업 중단 잇따라…"고기압 탓 진로 예측 불가"

◇29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강타한 일본 규슈 미야자키 거리에 깨진 기와와 잡동사니들이 나뒹굴고 있다. 초강력 태풍 산산은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08.30 미야자키 AP·교도=연합뉴스

속보=매우 강한 위력을 지닌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를 강타한 뒤 시코쿠를 향해 느리게 이동하면서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돼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규슈에 상륙한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또 94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한 데 이어 고속열차 신칸센 주요 노선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망도 마비됐다.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94hPa(헥토파스칼), 태풍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20m, 최대 순간풍속 초속 30m로 규슈 북동부 오이타현을 지나고 있으며 오후에는 시코쿠 북서부 에히메현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풍속은 전날보다 다소 느려졌으나, 중심부로부터 반경 390㎞ 이내 지역에서는 여전히 초속 15m가 넘는 강한 바람이 관측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현지 언론은 태풍 세력이 전날보다는 약화했지만, 향후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규슈와 시코쿠뿐만 아니라 수도 도쿄가 있는 간토 지방에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29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강타한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에서 주차된 차량이 강풍에 뒤집혀 있다. 산산은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야자키 시청 제공] 2024.08.29 미야자키 AFP=연합뉴스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에비노고원과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는 이날 아침까지 72시간 동안 각각 884㎜, 515.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시에도 이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313㎜의 비가 내렸다.

이들 지역 강우량은 모두 며칠 만에 8월 평균 월간 강우량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기상청은 오는 31일까지 24시간 동안 시코쿠에 최대 400㎜, 혼슈 중부 도카이 지방에 300㎜, 혼슈 서부 긴키 지방에 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기상청은 전날 가고시마현 등에 내린 폭풍, 파도, 해일 '특별 경보'를 '경보'나 '주의보'로 전환했다.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간토 지방과 시코쿠, 규슈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할 가능성이 있다고 NHK는 전했다.

신칸센은 이날 첫차부터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노선과 규슈 지역에서 운행을 중단했으며,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비바람 영향으로 차량 출입이 통제됐다.

다음날(31일)에도 도쿄와 오사카 사이 구간 일부에서는 신칸센 운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는 이날 국내선을 각각 287편, 346편 결항했고 31일에도 결항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 이동 속도가 느리고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교통 혼란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교도통신은 짚었다.

태풍 '산산' 영향권에 들거나 들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점포 영업을 중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제10호 태풍 산산(SHANSHAN) 위성사진. [기상청 제공]

도요타자동차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본 내 생산을 거의 중단했고 욕실용품을 제작하는 토토도 규슈 후쿠오카현과 오이타현 등에 있는 생산 거점 8곳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우편은 규슈, 시코쿠, 혼슈에 있는 12개 광역지자체에서 배달을 중지했으며, 편의점 일부 점포와 후쿠오카시 백화점 등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 '산산'이 규슈에 이어 시코쿠도 동서로 가로지른 뒤 혼슈에 닿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열도 남쪽에 자리한 고기압 탓에 향후 진로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고기압이 북쪽으로 세력을 넓히면 태풍 이동 속도가 느려져 사실상 정체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고기압이 북쪽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태풍이 열도 남쪽 태평양으로 향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오이타현 유후시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하천 범람 우려로 피난 경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긴급안전확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는 산사태 경계 정보도 발령됐다.

규슈에서는 모두 25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후미오 총리도 관계 각료회의에서 "계속해서 최대급의 경계를 할 필요가 있다"며 피난 주민 지원, 정전 복구 등 재해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지시했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제10호 태풍 산산(SHANSHAN)의 예상 진로. [기상청 제공]

일본을 관통하고 있는 제10호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30일 부산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겠다.

현재 부산 앞바다에는 바람이 초속 10∼14m로 강하게 불고 물결도 1.5∼4m로 매우 높게 일고 있다.

사하구의 경우 순간 최대 초속 15.7m의 바람이 관측되기도 했다.

전날 부산에서는 강풍에 건물 유리창이 파손되거나 간판이 떨어지며 행인 2명이 각각 다쳤고, 70대 어르신이 바람에 넘어지는 등 모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강풍 관련 신고로 부산소방본부가 안전 조치한 것은 모두 20건이다.

부산에는 이날도 5∼30㎜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실외 시설물 점검을 철저히 하고 보행자는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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