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탄두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을 공개한 지 닷새만인 1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6시 50분께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수 발을 포착했으며 약 400㎞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북 탄도미사일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쪽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합참은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일본 측과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SRBM인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했다. 당시에도 6연장 발사대를 이용해 여러 발을 발사하며 동시다발 타격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1일 SRBM 발사 이후 여름철 수해 피해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동안 멈췄으나,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무력시위 수위를 끌어올려 존재감을 과시하려 하는 모양새다.
대남 쓰레기 풍선도 이달 4∼8일, 11일, 14∼15일에 연속해 날려 보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3일 관영매체 보도로 핵탄두를 만드는 데 쓰이는 HEU 제조 시설을 공개했다.
HEU는 제조 공정이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플루토늄과 달리 은밀한 생산이 가능하며,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 등 SRBM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라늄 농축기지를 돌아보며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면서 "핵물질 생산을 줄기차게 벌려 나가고 있는 데 대한 보고를 받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리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분리능을 더욱 높이"라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신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한층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인성환 국가안보실 제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어 관계 기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숙의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