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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크루즈(Cru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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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Cruise)는 호화 여객선 또는 대형 유람선으로 불린다. 배에서 먹고 자고 선상 프로그램을 즐기며 주요 기항지에 내려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다시 배에 오르는 여행 형태다. 기항지에서 하선하지 않고 선상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특정 구간을 오가는 비정기 전세선이 주를 이룬다. ▼크루즈항을 갖춘 지자체 간 크루즈 유치전이 뜨겁다. 경기 침체 속 새로운 먹거리를 크루즈에서 찾기 위해서다. 전국 5대 크루즈항만으로 성장한 속초시도 예외가 아니다. 2016년 5월 코스타 빅토리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2017년 11항차, 2018년 3항차, 2019년 5항차,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입항이 취소됐다가 2023년 6항차, 올해 9월 현재 3항차 입항했다. ▼속초시는 걸음마를 뗀 크루즈 여행의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크루즈체험단을 운영했다. 시민의 입장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보완해야 하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지난 1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사카이미나토, 가나자와, 마이즈루 등 3개 도시를 방문했다. 여행 마지막 날 선상 간담회도 개최했다. 선내 프로그램과 기항지 여행 시 불편한 점, 부족한 쇼핑인프라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크루즈 선장은 속초항 접안을 위한 진입공간이 협소한 점을 꼬집었다. ▼크루즈를 지역경제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크루즈 선내 프로그램과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있어야 한다. 하선을 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과 부대시설이 크루즈에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기항지에 먹거리와 즐길 거리 등 크루즈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상품이 없으면 하선을 하지 않고 선내에 머무를 게 자명한 일이다. 이번 크루즈체험단 운영을 통해 크루즈도시를 지향하는 속초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약점이 일정 부분 파악됐다. 크루즈객들이 기항지 속초에서 내려 여행과 쇼핑을 하며 지갑을 열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산업으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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