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전날 음주운전 사고로 경찰에 적발된 것을 두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김장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음주운전을 '살인 행위'로 규정했던 사실을 빗대 다혜 씨를 비난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이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또 다혜 씨에 대해 "참지 않겠다더니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고 비꼬았다. 다혜 씨가 지난달 4일 자신 등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제 더는 참지 않겠다"고 올린 글을 겨냥한 말이다.
김희정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의 '음주운전=살인' 발언을 소환해 "2018년 10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관련 구구절절 옳은 말씀을 하셨다"며 "여당 쪽의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뭐라고 논평했을까. 이번에는 뭐라고 할까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 폭주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 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다혜 씨의 음주운전 사고에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최근 검찰이 다혜 씨의 남편이었던 서모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하며 문 전 대통령 일가를 조준하자 '전(前)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띄워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 가족이 검찰의 '정치탄압성 수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와중에 다혜 씨가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자 민주당으로서는 난감해진 입장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질문에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별히 다른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 이 정도로 말하면 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여론을 살피는 분위기다.
한 친문계 인사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도 "정말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문계 인사 역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무슨 말을 더 하겠나"라며 "문 전 대통령이 말을 보태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 당분간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혜 씨는 전날 오전 2시 51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다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