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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장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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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위패 대신 고인의 사진을 모셔 놓고 제사나 장례를 지낸다. 이때 사용하는 사진을 영정 사진(影幀寫眞)이라 부른다. 요즘은 영정 사진이라는 말보다는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의미로 장수 사진이란 단어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영월에서는 지역 내 70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을 촬영해 주는 ‘영월군 행복·장수 데이(Day)’가 열렸다. 필자가 경험한 이번 장수 사진 촬영 행사는 여느 장수 사진 촬영 행사와 다른 흥미로운 점이 여러 가지 있었다. 행사를 주최한 영월금강로타리클럽과 스킨앤바디 쉼은 다소 우울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감안해 최대한 즐겁게 행사를 진행하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주최 측에서는 사진가와 참여 대상자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이 사진 촬영 시 어색하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또 지역의 화장·미용 아티스트들도 어르신들에게 모발 손질과 화장을 해드리며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고 화장과 미용을 받으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장수 사진 촬영 행사를 지역 주민을 위한 축제(?)로 이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다. 다만 대상자는 물론 가족, 친척, 이웃 등이 함께하는 문화 행사로 확대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장에는 이미 장수 사진 촬영을 위한 전문가용 사진 조명과 멋진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그 공간을 활용해 가족과 이웃,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다면 또 다른 의미 있는 멋진 일이 될 듯싶다. ▼또 함께 장수 사진을 촬영한 이웃이 한데 모여 소통하고 화합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노년을 이어가고 이웃들과 함께 존중 및 예우하는 문화가 조성·확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장수 사진 촬영이 우리 모두가 즐기는 문화 축제가 되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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