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과속 카메라 부스 85% ‘텅’…공갈 단속 효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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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 경광등 번쩍번쩍 빛나고 있지만
정작 부스 내부는 속이 빈 깡통 상태
“운전자 속이는 단속“ VS “예방 도움”

◇지난 31일 찾은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의 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 제한속도 시속 60㎞를 넘기는 차량을 단속하는 듯 경광등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지만 정작 부스 내부는 속이 빈 깡통 상태였다. 사진=김준겸 기자
◇지난 31일 찾은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의 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 제한속도 시속 60㎞를 넘기는 차량을 단속하는 듯 경광등이 ‘번쩍번쩍’ 빛나고 있었지만 정작 부스 내부는 속이 빈 깡통 상태였다. 사진=김준겸 기자

강원지역 도로에 설치된 과속 단속 부스 10개 중 8개 이상이 카메라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른바 ‘공갈 단속’에 대한 운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31일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의 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 제한속도 시속 60㎞를 넘기는 차량을 단속하는 듯 경광등이 켜져 있었지만 정작 부스는 속이 빈 깡통 상태였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고속도로와 국도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는 총 261개다. 이중 실제 이동식 카메라가 설치된 부스는 37개(국도 28개, 고속도로 9개)에 불과하다.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 10개 중 8개(85.8%)는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광등만 번쩍이며 이른바 ‘공갈 단속’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깡통 부스 인근의 국밥집에서 만난 운전자들은 공갈 단속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영업사원 20대 최모씨는 “업무가 바쁜 와중에도 제한속도를 지키기 마련인 데 실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면 사실상 운전자들을 속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덤프트럭 기사 50대 김모씨는 “실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경광등이 번쩍이고 네비게이션 단속 안내가 뜨면 속도를 줄이게 돼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이동식 카메라 부스 한 대 당 2,200만 원이 소요되고 부스 한 곳 설치비용도 5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대량 구매가 어렵다”며 “경찰, 지자체, 도로당국 협의를 통해 고정식·이동식 단속 카메라 설치 우선순위 지역을 면밀히 검토해 효율적인 운영에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강원지역에서 과속이 원인으로 밝혀진 교통사고는 총 178건으로 43명이 숨지고 28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지난 31일 찾은 춘천시 남산면 광판리의 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 부스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사진=김준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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