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의 학명은 아우룸(Aurum·Au)이다. 찬란히 빛나는 아침 햇빛을 뜻한다. 태양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금은 공기 중에서도 물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화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금속이며 파괴되지 않는 물질이다. 모든 생명은 언젠가 죽어 없어지지만 금은 영원불멸하다. 고대 이집트에서 파라오의 무덤에 금을 사용했던 것도 영원한 삶을 희구하는 뜻이었다. ▼금은 독특한 빛깔과 광채, 손쉬운 세공법 등 때문에 장식품으로서뿐만 아니라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상징하는 장신구로 쓰였다. 그리고 그리스인은 금을 화폐로 사용했고, 로마인이 이를 이어받았다. 인도인들은 금이 마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여 숭배해 왔고, 우리나라에선 금반지를 낀 손으로 아픈 배를 쓰다듬으면 낫고 금반지를 끼면 신경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속신까지 생겨났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국이 불안하면 금값은 폭등한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의 30일 기준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48만3,938원이었다. 돌반지 한 돈에 50만원 시대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관세 및 감세 정책이 미국 재정 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울 수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대표 안전 자산인 금의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설 ‘오즈의 마법사’는 L 프랭크 바움이 1900년에 쓴 소설이다.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경제학계에도 재밌는 논쟁을 남겼다. 1964년 고등학교 교사인 헨리 리틀필드는 ‘바움의 책에 깔려 있는 우화에 대한 대략적인 언급’이라는 칼럼을 통해 ‘오즈의 마법사’가 미국의 1900년대 초 통화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에서는 금본위제를 채택했는데 ‘오즈의 마법사’는 서민을 위해 은본위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새삼 그의 칼럼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