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제영 시인이 시집 ‘시집 밖의 시인들은 얼마나 시답잖은지’를 펴냈다.
이 시집은 삶과 죽음, 환상과 현실, 인간과 자연이라는 대조적인 주제들을 통해 시인의 내면세계와 철학을 담아내고 있다. 박제영은 각각의 시에서 날카롭고도 섬세한 언어로 인간의 근원적 고통과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요구한다.
시집의 제목에서부터 시인의 고뇌와 회의가 드러난다. 시인은 시집 밖의 현실 속에서 시인으로서의 자아가 흔들리고 무의미해지는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고백적 태도는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인의 고독과 내면의 투쟁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집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죽음’에 대한 통찰이다. 시인은 삶을 지리멸렬하고 불평등한 게임으로 묘사하면서도, 죽음을 정답처럼 받아들이고 그 공정함을 예찬한다. 이는 시인의 말에서 드러나는 철학적 태도로, 삶의 고통 속에서도 죽음이 가진 평등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에게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성찰하게 만든다. 직전 시집인 ‘안녕, 오타 벵가’가 인간 존재의 비극과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 시집은 현대 사회 속에서의 존재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는, 내면의 탐구에 그 방점을 찍은 듯 하다.
결국, 이 시집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직시하며, 이를 시적 언어로 풀어내려는 용기 있는 시도라 할 수 있다. 박제영의 시는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지만, 그 솔직함이야말로 이 시집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달아실출판사 刊. 124쪽.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