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8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지팡이를 짚고 피의자 신분으로 변호인과 함께 창원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명씨는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대통령 내외 도움을 받았는지',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음성 담긴 녹취를 오늘 가지고 왔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밝히고 오겠다"면서 "한마디만 하겠다. 이 사건은 돈 흐름을 보면 금방 해결될 것으로 보며 저는 이와 관련해 돈 1원도 받은 적 없다"고 말한 뒤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창원지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명씨를 상대로 시작하는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서 수사관들이 명씨를 불러 조사한 뒤 9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두 번째 피의자 조사다.
이전 조사와 달리 이번에는 관련 피의자들이 잇달아 조사받고 수사팀이 확대된 뒤 검사가 진행하는 실질적인 첫 조사 성격을 띤다.
명씨는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측으로부터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천여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을 받는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창원지검에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고발하고 명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이 사건 핵심 관련자인 김 전 의원과 강씨를 최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명씨는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전 자신의 SNS에 "저의 경솔한 언행 때문에 공개된 녹취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명씨는 "녹취를 폭로한 강혜경 씨는 의붓아버지의 병원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면서 "운전기사 김 씨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2년 5월 9일 대통령 취임식 전날 이뤄진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음파일을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녹취록을 제공한 인물은 명씨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김 모 씨로 알려졌다.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것은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이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6·1보선에서 경남 창원 의창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