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오전 전국 85개 시험지구 1천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수능은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없어지고 적정 난이도의 문항이 고르게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최중철 동국대 교수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제 기본방향 브리핑을 열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출제됐던 내용일지라도 문항의 형태, 발생, 접근 방식 등을 변화시켜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영역별로는 국어와 영어는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고, 수학·탐구·제2외국어/한문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토대로 한 사고력 중심의 평가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한국사는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언급했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를 기준으로 50% 수준이며, 특히 영어의 연계 문항은 모두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6월과 평이했던 9월 모의평가 중 어디에 기준을 맞췄는지에 대해서는 "두 모의평가의 난도 차이가 크게 났는데 응시집단의 특성과 원서 접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사교육 없이도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 여파로 졸업생 응시자 수가 2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면서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선 "킬러문항은 고난도 문항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며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건 공교육만으로도 변별력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골고루 출제해서 변별력을 확보하려 노력했다"며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받아서 문항이 나갔기 때문에 킬러문항은 (완전히) 걸러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오전 8시 40분에 시작하고,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오후 5시 45분(일반 수험생 기준)에 끝난다.
진행 순서는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 및 탐구(사회·과학·직업)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이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는 올해도 유지된다.
국어·수학영역은'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가 적용된다. 공통과목은 공통 응시하고, 영역별 선택과목 중 1개를 선택해서 보는 방식이다.
국어영역은 독서·문학을 공통으로 하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시험을 본다.
수학영역은 수학Ⅰ과 수학Ⅱ가 공통과목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한국사는 모든 수험생이 응시해야 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탐구 영역은 6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고 2개 선택 시 전문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에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이번 수능에도 '킬러문항' 배제 기조가 이어진다.
교육부는 킬러문항을 철저히 배제하고 공교육의 범위 내에서 적정 변별력을 유지하겠다는 출제 기본방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2024학년도 수능의 경우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국어·수학·영어영역이 모두 어려워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만점자도 단 1명에 불과했다.
2025학년도 수능에는 전년도보다 1만8천082명 많은 52만2천670명이 지원했다,
재학생이 전년 대비 1만4천131명 증가한 34만777명(65.2%), 졸업생은 16만1천784명(31.0%)으로 2천42명이 늘었다. 검정고시 등 기타 지원자는 1천909명 증가한 2만109명(3.8%)이었다.
재학생이 졸업생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졸업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31.7%)보다 0.7%포인트 줄었지만, 졸업생 응시 수는 2004년(18만4천317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아졌다.
의대 증원이 반영된 첫 시험이어서 의대에 도전하는 반수생과 재수생 등 'N수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수 있어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난도 문항이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는 평이했던 9월 모의평가 수준을 맞추되 상위권 변별이 가능한 까다로운 문항을 배치하는 식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성적 통지표는 12월 6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