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백신 아동문학가가 신작 ‘달나라에 도깨비가 산다’를 펴냈다.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동화의 세계를 확장해온 김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또 한번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캄보디아인 어머니를 둔 서준이의 별명은 ‘캄’이다. 친구들은 어머니의 국적을 딴 별명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서준이의 검은 피부색을 놀리기 위한 별명이다. 서준이를 웃게 하는 유일한 존재는 같은 반 친구 연우. 선천성 색소결핍증을 앓고 있는 연우는 피부와 머리카락이 모두 하얀색으로 아이들은 연우를 흰여우라고 놀려댄다. 차별에 힘들어하던 연우는 결국 외국으로 전학을 가고, 상심한 서준이 앞에 달에서 온 도깨비 ‘알비노’가 나타나며 서준이의 일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지난해 강원지역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수는 5,07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사회의 포용력은 제자리 걸음이다. 사회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편견과 차별을 지우기 위해 펜을 든 김백신 작가. 감기도 뚝딱 고치고, 귀찮은 숙제도 해 주고, 책상 위도 순식간에 정리해 주는 선천성 색소결핍증 도깨비 알비노의 해맑은 웃음은 ‘차이가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전달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의 미래를 모색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고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김백신 작가는 “우주인이 아니더라도 달나라 여행을 기대하는 시대가 됐지만, 얼룩덜룩한 달그림자를 보면 달나라에 토끼가 산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 한다”며 “어쩌면 그 토끼가 변한 것일지도 모르는 도깨비 알비노를 아이들과 함께 만나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가문비 틴틴북스 刊. 122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