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탑승자 181명 중 사망 179명·구조 2명 최종 확인…담장 충돌 후 기체 화염에 휩싸여

생존자는 객실승무원 2명뿐…항공기 사고 중 역대 3번째 피해
착륙허가→사고 9분의 재구성…조류 충돌 경고·메이데이·충돌
기장 B737-800 6천96시간 운항…"활주로 길이 사고 원인 아냐"

◇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우고 있었다.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2024.12.29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여객기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2024.12.29 사진=연합뉴스

속보=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7C2216편(B737-800 기종)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2명이 구조되고 전원 사망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9시 10분 기준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서 수색 초기 기체 후미에서 구조한 객실승무원 2명과 사망자 179명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들의 신원은 지문 대조와 NA 채취 작업이 이뤄진다.

전남경찰청은 "고인들의 DNA는 모두 채취했다"며 "유가족들의 DNA를 채취한 뒤 신속하게 대조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DNA 채취는 무안공항 2층에서 순차 이뤄지고 있으며, 대조 결과는 이르면 다음 날부터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까지 수습된 사망자 179명 중 88명의 신원이 소방 당국을 통해 확인돼 이 중 22명의 유족과는 연락이 닿았고, 최종 신원 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 객실승무원 4명, 조종사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무원 2명 외 수색 현장에서 생존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이 사고는 179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참사로 기록됐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사고는 269명이 사망한 1983년 대한항공 격추 사건이다.

2번째로는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225명 사망)이고,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3번째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사고가 난 항공기는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으로 입국하던 제주항공 7C 2216편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우고 있었다.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2024.12.29[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무안국제공항은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안전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경고로부터 1분 후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 선언을 했고, 이후 급하게 고도를 높였다가 다시 착륙을 시도한 뒤 약 4분 만에 활주로 외벽과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맡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과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 54분께 사고 여객기의 착륙을 허가했다.

사고 여객기는 1차로 착륙을 위해 활주로에 접근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활동(충돌) 경고'를 받았다. 이는 대개 규모가 큰 새떼나 덩치가 큰 새가 항공기 근처에서 포착됐을 때 내려진다.

이후 사고 여객기 기장은 기체에 이상을 포착하고 8시 59분께 메이데이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앞선 브리핑에서 기장이 메이데이 신호를 보낸 시간을 8시 58분이라고 밝혔다가 1분 늦춰 정정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이 유전자 채취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4.12.29

사고 여객기는 오전 9시께에는 당초 착륙하려던 활주로 방향(01활주로)의 반대쪽에서 진입하는 19활주로를 통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어 3분 후인 9시 3분께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착륙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줬고, 조종사가 이를 받아들이고 다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외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사고 여객기는 새와 충돌하면서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부는 "통상적으로 엔진 이상이 랜딩기어 고장과 연동되는 경우는 없다"며 "랜딩기어가 고장나도 착륙 시에는 자동으로 펴지거나,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기를 운항한 2명의 조종사는 기장(45)의 경우 6천823시간, 부기장(35)의 경우 1천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다. 모두 한국 국적이다.

각각 2019년 3월, 지난해 2월부터 현 직책을 맡아 B737-800 기종만 6천96시간, 1천339시간을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가운데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다고 밝혔다.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추가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세부적인 사고 전후 상황과 원인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짧은 활주로'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무안공항 활주로는 2천800m이지만, 내년까지 진행 예정이던 활주로 연장 공사 관계로 약 300m가량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총 길이가 약 2천500m인 셈이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자 가족들이 모여있다. 2024.12.29

다만 국토부 관계자는 "사고 기종인 B737-800은 1천500∼1천600m의 활주로에도 충분히 착륙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다른 항공기도 문제 없이 운행해 왔기에 활주로 길이를 사고 원인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여객기 사고의 조사 기간은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씩 걸린다"며 "기체가 외국에서 제작된 데다 기체 문제와 조종 절차, 외부 요인 등 복합적 상황을 조사해야 해 장시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 뒤 공항 벽면에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이날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관제탑에서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조류 충돌' 주의"를 전달했다"라며, "해당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긴급상황)를 선언한 뒤 대략 2분 후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다.사진은 사고 항공기가 착륙 전 무안 공항 접근 당시 오른쪽 엔진에서 이상 화염이 나오고 있는 모습. 2024.12.29[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인근에서 낚시하던 정모(50)씨는 "활주로 착륙 중 비행기가 반대편에서 날아오던 새 무리와 정면으로 부딪혔다"며 "일부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간 듯 2∼3차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보였다"고 전했다.

당시 풍속은 1m/s로 바람이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이었으며 시정(가시)거리 또한 9㎞로 앞을 보는 데 문제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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