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썼습니다.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때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동시를 배울 데가 없다는 현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제 삶과 글이 하나 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동시가 ‘어린이’라는 좁은 세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동심을 지닌 적이 있던 어른들에게 더 많이 읽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몇 해 전 얼굴도 모르는 습작생의 열정만 보고 과월호 잡지를 모아 보내주셨던 권오삼 시인님과 별도의 시간을 내어 제 질문들에 성의껏 답변을 해주셨던 한겨레 교육센터 김제곤 평론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스쳐가는 인연에 불과하더라도 제가 이 길을 좀 더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됐습니다. 또 깊은 수렁에 빠져 있던 제 손을 잡아주신 심사위원들과 강원일보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제 목숨을 살려주신 대박 스승과 이 세상에 태어나 서른 해를 살다 가신 어머니께 이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