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유명무실 ‘나들가게’가 사라진다…“2년째 적자인데 정리해야죠”

편의점과의 경쟁 밀려 폐업 속출
2020년 사업 중단 이후 유명무실

“이제는 가게를 정리해야죠. 하루 16시간 일해봐야 2년째 적자인데….”

춘천에서 동네슈퍼인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정모(54)씨는 인근 편의점들에 밀려 폐업을 결정했다. 정씨는 “5년 전부터 매출도 해마다 절반씩 줄어 가게를 정리하고 식당에 일자리를 구하려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영월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심모(50)씨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 보다 20~30%는 감소했고, 주변에서도 다들 어렵다고 말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도내 나들가게들이 고사 위기에 놓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18년 말 578개소였던 강원지역 나들가게는 2022년 5월 기준 424개소로 154개소가 감소했다. 이후부터는 현황조차 관리하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0년 골목슈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들가게’ 사업을 추진, 나들가게로 선정된 동네슈퍼에는 점포 환경 개선, POS 시스템 보급, 자금 대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2020년 말, 지원을 중단하며 대기업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뒤쳐진 나들가게들이 궁지에 몰렸고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나들가게협동조합 관계자는 “현재 나들가게는 이름만 유지하고 있을 뿐, 예산이 없어 실질적인 지원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브랜드 편의점에게 밀려서 한계에 내몰린 나들가게들의 회생을 위해서는 공동구매나 세일행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정부의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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