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의 밀도가 높아지는 계절이면 마을 곳곳 신록을 맞이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강원의 긴 겨울 추위, 손톱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고된 다듬기 작업, 그리고 정성스레 실어나르는 운송 절차를 거쳐야 이 '봄'을 만날 수 있다. 일상이 귀중해진 시대, 변함없이 찾아오는 '귀한 봄'이다.
겨울의 그림자가 오래 머무르는 강원의 땅, 아랫녘 너른 평야에는 여름의 마법이 벌써 찾아오는 계절, 그렇기에 더욱 특별한 이 봄을 그냥 보내기에는 아깝다. 코끝을 스치는 파란 향기, 입 안에서 퍼지는 쌉쌀한 미각, 무엇보다 두 손 가득 담아주는 강원의 인정. 마음 부르게 이 '귀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꿈 같은 황금 연휴, 강원 4개 시·군에서 산나물 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찰나처럼 스치는 이 봄과, 초록빛 인사를 나눠 보면 어떨지.
■태백=태백에서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태백 천상의 산나물 축제’가 열린다. 개최 장소는 태백시 장성 탄탄마을(장성중앙시장 일원)이며, 콘셉트는 ‘폐광지역에서 다시 맞는 봄’이다. 콘셉트에 알맞게 이 곳에서는 다양한 무대공연을,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까지 즐기며 무르익는 봄을 느낄 수 있다. 산나물은 물론, 태백을 대표하는 한우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 산나물을 활용한 향토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농특산물 및 가공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정선=2일부터 4일까지 정선에서는 산나물을 이용한 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2025년 봄철 산나물 특판행사.' 소비자에게는 정선의 청정 환경에서 자란 산나물을, 임업인에게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업인의 소득 증대를, 지역에는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석 삼조의 축제다. 산나물과 농·특산물은 모두 정선군에서 재배한 제품이다. 원산지와 생산자 이름이 명확히 표시돼 있는 만큼 믿음을 선물한다. 지역 생산 농가가 직접 소비자에게 산나물을 판매하는 판매 부스에서는 정(情)이 듬뿍 담긴 ‘덤’을 흥정해 보자.
■홍천=홍천종합운동장주차장에서는 3일부터 5일까지 ‘강원n 홍천 산나물축제’가 열린다. 재래 곰취, 병풍 취, 부지갱이, 참취, 누리대는 모두 강원의 전통 산나물이지만, 이른 봄 깊은 산골에서 정성스러운 손길로 자라기에 시중에서 구하기는 좀처럼 어렵다. 그러나 이 기간 홍천에 방문하면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홍천에는 ‘홍천명이(산마을)’가 임산물 지리적표시 제46호로 등록돼 있는 만큼 그 명성을 느낄 수 있다. 산나물 모종심기, 떡메치기, 꽃차 시음 등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양구=연휴 '청춘양구 곰취축제'가 3일 부터 5일까지 열린다. 곰 발바닥을 닮은 곰취는 4~6월이 제철인 채소로, 보송보송한 식감과 쌉쌀한 듯 고소함까지 느껴지는 끝맛이 일품이다. 그저 쌈 채소라고만 생각했다면 착각. 곰취축제에서는 곰취 김밥, 곰취 겉절이, 곰취전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먹거리 체험을 통해 곰취의 '무한 변신'을 만나볼 수 있다. 곰취 떡메치기, 곰취 쌈 시식회도 열린다. 어린이 방문객을 사로잡을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함께 열리며, 5일 어린이날 당일에는 특별 콘서트와 동요제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