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선수 시절 '코트의 마법사'로 불렸던 강동희(59) 전 프로농구 감독이 자신이 단장을 맡은 농구 교실에서 억대 자금을 빼돌려 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은 강 전 감독의 변호인은 지난 28일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강 전 감독과 같은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농구 교실 법인 관계자 1명과 징역 9개월∼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다른 법인 관계자 3명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들은 "1심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히려 1심 양형이 범행에 비해 가벼워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강 전 감독에게는 징역 2년을, 농구 교실 법인 관계자 4명에게는 징역 10개월∼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피고인들과 검찰이 모두 항소하면서 이 사건의 2심 재판은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강 전 감독 등은 2018년 5∼10월 농구 교실을 다른 피고인들과 함께 운영하는 과정에서 법인 자금 1억6천만원을 빼돌려 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비슷한 시기 농구 교실 자금 2천100만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새 사무실을 계약해 법인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지난 24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이들 5명 중 강 전 감독을 포함한 2명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며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앞서 강 전 감독은 지난 2011년 2∼3월 프로농구 정규리그 일부 경기에서 브로커들에게 4천700만원을 받고 경기 후보 선수들을 투입하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2013년 8월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천7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어 같은 해 9월 KBL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이후 강 전 감독은 형을 마친 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각종 봉사활동, 강동희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또, 지난 2021년 강 전 감독은 본인과 당시 10개 구단 감독을 비롯한 농구인들의 탄원서를 제출해 복권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강 전 감독에 대한 제명 징계 해제안을 심의한 결과 기각 결정을 내려 강 전 감독의 복권 시도가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