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준석 "이재명 장남 이동호,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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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창작한 게 아니라, 이동호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
"제 질문 어디에 혐오가 있나.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저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나 게시, 자진 삭제하지 않으면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5.29 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후보 간 마지막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와 관련한 노골적이고 폭력적인 표현을 인용해 발언한 것에 대해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2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됐다"며 "수위를 넘는 음담패설을 이동호 씨가 한 내용이 확인됐다. 이동호 씨는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3년간 우리는 김건희라는 이름으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며 "다시 김혜경, 이동호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에 대한 도덕적 검증에 소극적이었던 대선 후보 윤석열은 임기 내내 부인을 방탄하다가 정치적 곤경에 처했다"며 "윤석열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전날에 이어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제 질문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이었다"며 "인권을 이야기하는 후보가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마땅히 확인해야 했고,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일탈에 어떤 책임 의식을 가졌는지 또 확인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후보"라며 "이동호 씨는 저급한 혐오 표현 외에도 2년 가까이 700회 넘게, 총 2억3천만원 정도의 불법 도박 자금을 입금한 기록이 나왔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5.29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이를 모르고 있었다면 무관심이거나 무능일 것"이라며 "그런 인물이 과연 나라를 맡을 자격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이를 '신변잡기'라며 덮으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상식의 눈높이에서 묻고 싶다.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것이 이재명 후보가 더욱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을 때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라며 "표현의 자유, 검증의 의무는 사라지고, 집단으로 가해지는 린치와 권력에 대한 충성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굴복하지 않는다. 오늘 오후 2시까지 사실관계를 반대로 뒤집어 저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게시한 이들은 자진 삭제하고 공개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민형사상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권력욕에 눈먼 지도자가 가족조차 책임지지 않는다면 그에게 국민을 맡길 수는 없다"며 "오늘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거짓말의 편이 아니라 바른말의 편에 서달라"고 호소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통령선거 후보가 2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2025.5.29

앞서 이준석 후보는 지난 27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는 가족 간에 특이한 대화를 하셔서 문제가 된 것은 사과했는데 가장 놀라는 것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말하면 여성 혐오인가"라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 가족과 관련해 일부 온라인 공간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인용해 거론한 것으로, 권 후보는 즉답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 후보는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순화할지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보겠지만, 그대로 옮겨서 전한 것이기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 입장에서는 그런 언행이 만일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이재명 후보 및 그 가족 그리고 모든 유권자를 향한 혐오발언이며 매우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라며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법률지원단은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공표했다"며 "공익적 목적이 아닌, 방송을 통해 공연히 허위 사실로 이재명 후보 또는 후보자 가족을 깎아내리거나 헐뜯기 위한 것임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도 이준석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역시 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대선 토론 방송을 시청한 여성들을 심각하게 모욕했을 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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