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수도권 강원시대 우선 과제, 촘촘한 교통망 구축

“춘천 원주 ITX, KTX 고속열차 운행에도
수도권으로 인식하는 비율 10%에 못 미쳐”
배차 간격·요금·환승 편의성 등 만족 못 해

‘강원도는 멀다’는 수도권 주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견고하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서울·경기·인천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강원특별자치도-수도권 생활권 심리적 거리 인식 조사’에서 춘천을 수도권으로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7.6%, 원주를 수도권으로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4.7%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반면 충남 천안은 7.8%, 경기 최남부인 평택은 11.1%, 인천 송도 19.2%, 용인은 27%였다. 서울과의 직선 거리가 더 먼 충남 천안이 춘천이나 원주보다 수도권으로 더 많이 인식된다는 조사 결과는 강원도가 넘어야 할 심리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거리 문제가 아닌 교통 편의성과 연결망의 체감도, 즉 심리적 거리의 문제다. 수도권과 강원도를 잇는 물리적 교통망은 과거보다 분명 개선됐지만 주민들의 인식 속 강원도는 변함없이 ‘먼 지역’에 머물고 있다. 춘천과 원주는 ITX, KTX 등 고속열차가 운행되며 서울과의 접근성이 나쁘지 않음에도 수도권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천안이나 평택, 용인 등은 거리상으로 춘천·원주보다 더 멀지만 실질적인 교통 연결의 편의성으로 인해 수도권 이미지가 강하다. 이것은 열차 운행 여부를 넘어 배차 간격, 요금, 환승의 편의성 등 복합적 요소가 수도권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춘천~서울 간 ITX 운행 간격이 1시간으로 길고 요금 부담도 크다는 점, 원주는 용산과의 직접 연결망이 부족하다는 점은 출퇴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조사에서 1시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하다면 춘천, 원주로 출퇴근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3.4%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관건이다. 따라서 수도권 강원시대의 실현을 위해선 GTX-B의 춘천 연장, GTX-D의 원주 신설, 제2경춘국도 등 수도권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사업들의 조속한 추진이 절실하다. 이는 외형적 교통망 확충이 아니라 강원도의 경제, 문화, 교육 등 전반적 역량을 수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지역 내 자립적 성장과 함께 수도권과의 상생을 꾀하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 첫 단추는 여전히 ‘교통’이다.

출퇴근 시간 단축, 비용 부담 해소, 배차 간격 개선 등의 현실적 요구를 반영한 정책이 없으면 강원도는 언제까지나 수도권 바깥의 ‘변방’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지방소멸을 막고 수도권 과밀 문제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서도 강원도와 수도권의 물리적·심리적 간극을 줄이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교통망이 확장되면 인구의 유입, 산업의 이전, 청년층의 정착 등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진다. 나아가 강원도의 경쟁력 자체가 높아져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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