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자치도 초등학생들의 외부 순유출이 5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종로학원이 발표한 ‘2024년 초등학생 전출입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강원도 초등학생의 순유출 규모는 1,766명에 이르며, 이는 같은 기간 전남·전북·제주 등 타 비수도권 지역의 순유입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2021년에는 무려 1,042명이 전출되었고, 2024년 현재도 순유출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인구 이동이 아닌 학령인구 구조 변화의 고착화로 강원자치도의 교육 환경과 지역 정주 여건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이 같은 추세는 교육 정책 변화, 주거 조건, 일자리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고교학점제 확대, 대학입시제도 개편, 의대 지역인재 전형 확대 등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교육제도 개편은 부모의 이주 결정을 자극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 내 주거와 일자리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점도 아이를 둔 젊은 부부의 외부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실제로 원주를 제외한 강원도 내 대부분 지역은 초등학생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지역 간 교육·생활 인프라 격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학령인구 감소는 곧 지역의 미래 인구 기반을 약화시키며, 이것은 경제 활력 저하로 직결된다. 교육 수요의 축소는 학교 통폐합과 교육 서비스 질 저하를 불러오고, 다시 인구 유출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이러한 경향이 장기화될 경우 농산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지역 소멸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강원자치도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 우선은 각 시·군 단위로 유출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정주 여건 개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 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교육 혁신이 요구된다. 우수 교사 확보,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 지역 대학과 연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 확충 등은 실질적인 유입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청년층과 젊은 가구의 유입을 위한 주거 지원과 일자리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지역 내 청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원격근무 환경 조성, 스타트업 지원 등은 자녀를 둔 가정이 지역에 정착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강원자치도가 강점을 지닌 친환경·관광 산업과 관련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정책은 교육 인프라와 함께 정주 매력을 높이는 핵심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원주 외 지역에도 ‘교육 중심지’ 기능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강릉, 춘천, 속초 등 도내 주요 도시에 고등교육 기관 및 교육 특화단지를 구축해 교육 중심권역을 확대해야 한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더불어 초등학생 유출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강원자치도의 미래는 교육과 인구 정책의 방향에 달려 있다. 이제는 왜 사람들이 떠나는지를 면밀히 분석하고, 남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