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강원의 역사展]백두대간 불태운 화마 현장 위험 무릅쓰고 생생히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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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 강원일보의 영동 산불 특종 보도 이후 중앙지들도 연이어 본보의 보도와 사진을 인용했다. 강원일보DB

2000년 4월 7일. 고성에서 시작된 불길이 강릉과 삼척까지 번져 백두대간을 태웠다. 산림 2만3,448ha 면적이 사라졌고, 인명피해는 물론 피해액만 1,200억 원. 자연은 고요히 무너졌고, 그 속에서 강원일보는 가장 치열하게 뛰었다. 당시 강원일보는 재난 발생 직후 기자 20명을 긴급 투입했다. 긴박한 상황에도 위험을 무릅쓴 강원일보 기자들은 현장 상황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강원일보는 전국 언론의 중심이 됐다. 중앙지들도 강원일보의 사진과 보도를 인용했고, 그 해 5월에는 ‘이달의 기자상’을 사진보도와 심층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동시에 선정됐다. 이듬해 강원일보는 ‘산불 1년 후’를 조명하며 생태 복원의 길을 묻는 기획시리즈 ‘생명의 숲, 백두대간을 다시 살리자’를 연재했다. 단순한 피해 보도를 넘어, 이 재난이 남긴 생태적 경고와 정책적 과제를 심층적으로 짚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국기자상과 한국신문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선정 이유는 “위험을 무릅쓴 현장 보도,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로 정책을 유도했다”로 간명했다. ‘영동산불 특별취재팀’이라는 이름으로 20명이 함께 쓴 이 기록은 강원일보 역사에 있어 가장 빛나는 순간 중 하나로 남아 있다. 특종의 힘은 결국 현실을 바꿨다. 조기 산불 감지 체계와 진화 전략의 필요성이 공론화됐고, 정부의 산불 복구 정책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 특종은 자연과 인간, 언론이 어떻게 재난 앞에서 책임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가 됐다. 단 한 장의 사진, 단 한 줄의 기사. 그것이 만들어낸 사회적 파장은 잿더미 위에서도 피어난 생명의 서사였다. 강원일보의 이 보도는 지역 언론이 가진 감시자이자 기록자로서의 사명을 가장 선명하게 증명한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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