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울 37.1도' 1908년 이래 최고 기록…이른 폭염에 하루 최대전력 수요 94.3GW

올해 온열질환자 1천명 육박…역대급 폭염에 작년 2배로 급증
전날 최대전력 수요 93.4GW…8일 최대 수요 93.9GW 전망

◇서울 지역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7일 20시 경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 모듈로 촬영한 도심의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은 붉게, 낮은 곳은 푸르게 표시되어 있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지며 지난해(7월 25일)보다 18일 이르다. 2025.7.7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2시께 서울의 기온이 37.1도까지 치솟으면서 이른 폭염으로 인해 노약자들의 온열질환과 탈진 등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관측 이래 7월 상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날 최대전력 수요는 한여름 수준에 육박했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1907년 10월 시작해 7월 기온관측이 1908년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이 7월 상순으로선 117년 만에 가장 더운 날이 됐다.

서울 이외에도 강원 춘천(최고기온 37도), 원주(35.4도), 인제(34.8도), 경기 수원(35.7도)과 이천(36.1도), 충북 충주(35.2도)와 청주(35.7도), 충남 서산(35.7도)·천안(35.1도)·보령(35.8도)·부여(36.3도), 대전(36.1도), 전북 고창(35.8도), 전남 목포(33.7도)와 영광(35.3도), 부산(34.3도) 등에서도 이날 기상관측 이래 7월 상순 최고기온 1위 기록이 바뀌었다.

동해북부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영향으로 날이 맑고 동풍이 불면서 태백산맥 서쪽을 중심으로 찜통 더위가 나타났다.

수도권 등 서쪽 지역에 더위를 부른 동풍은 11일께 그칠 전망이다.

다만 동풍이 그친다고 무더위가 가시지는 않을 전망으로 이후에는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면서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겠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최대 전력 수요가 한여름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8일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건물 전광판에 이날 전력 수요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전력시장 최대전력은 올해 여름들어 최대치인 90.2GW를 기록했다.전력거래소는 8일 최대 전력 수요를 93.9GW로 전망하고 있다. 2025.7.8 사진=연합뉴스

전력 수요가 폭증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이호현 2차관이 수도권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신양재변전소를 방문해 현장 설비 관리 실태를 긴급 점검했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례적인 폭염으로 전날 최대전력 수요는 93.4GW(기가와트)까지 높아졌다.

그간 7월에 가장 높은 전력수요를 기록한 날은 2022년 7월 7일 92.99GW였는데, 이를 넘어선 것이다.

전력거래소는 8일 최대 전력 수요를 93.9GW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7월 초 전력수요가 예상 범위를 넘어서고 있지만, 정부는 예비력 10GW 이상을 유지하면서 전력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부는 취약 계층이 폭염 속에서도 전기요금 부담으로 인해 냉방기 사용을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에너지바우처와 전기요금 할인 제도를 전폭 지원할 계획이다.

◇8일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7.8 사진=연합뉴스

에너지바우처의 경우 지난 1일부터 전체 바우처 지원액인 최대 70만1천300원을 일괄 지급했다.

산업부는 "취약 계층이 전기요금 걱정과 함께 사용 방법을 잘 몰라서 에너지바우처를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자체별·위기 가구별로 사용량을 모니터링 하고, 집배원 방문 안내 등의 실질적인 독려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이달 초까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에어컨 적기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당초 목표인 1만8천가구 및 500개 사회복지 시설에 대한 에어컨 설치를 조기에 완료했다.

이 차관은 "여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서는 핵심 설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남은 여름 동안 취약 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차질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관리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일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8일 오후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쿨링 포그가 뿜어내는 물안개를 맞고 있다. 2025.7.8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면서 사망자도 발생했다.

경북 구미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베트남 국적 20대 일용직 하청 노동자가 쓰러져 숨졌다. 당국은 이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북소방본부와 구미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0분께 구미시 산동읍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A(23)씨가 앉은 채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은 40.2도였고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구미소방서 측은 밝혔다. 당시 구미 낮 기온은 37.2도였다.

이날 첫 출근을 했던 A씨는 거푸집 설치 작업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퇴근 전 동료들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비운 뒤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보건 당국은 A씨의 발견 당시 체온 등을 이유로 사망 원인을 온열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부검 영장을 신청하고 이르면 오는 9일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국내에 있는 지인을 통해 A씨의 기저질환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 구미고용노동지청은 사업자 측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또 해당 사업장 작업을 전면 중지시키고 사업장에 온열 대책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현장 점검을 실시 중이다.

수사를 맡은 고용노동부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사업자 측을 상대로 산업안전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무더위 안전 대책 마련 등 온열질환 관련 조치 사항을 준수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연일 폭염 특보가 이어진 8일 오전 전남 담양군 봉산면 한 얼음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얼음을 옮기고 있다. 2025.7.8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하루 전국 500여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98명이었다.

질병청이 지난 5월 15일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가동한 이래 전날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977명으로, 1천 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감시 시작일인 5월 20일부터의 수치만 보면 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8명의 2배로 늘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총 7명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3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올해 온열질환자 977명 중엔 남성이 75.9%다.

노약자가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해 응급실 온열질환자 3명 중 1명(33.5%)이 65세 이상이었다.

직업은 단순 노무 종사자가 21.2%로 가장 많고, 장소별로는 작업장(25.9%), 논밭(16.3%), 길가(13.4%) 순으로 온열질환이 많이 발생했다.

세부 질환 중에선 열탈진이 56.1%로 절반 이상이고, 열사병(20.4%), 열경련(12.8%), 열실신(9.2%), 열부종(0.2%) 순으로 뒤를 이었다.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폭염 등으로 죽은 가축은 13만7천382마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4만5천812마리 늘었다. 폐사한 가축 대부분은 가금류(12만6천791마리)였다.

서쪽 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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