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역대급 이른 더위 덮친 쪽방촌…취약 계층일수록 폭염 노출 심각

춘천 후평동 쪽방촌 더위 피해 호소
그늘진 공원이나 무더위 쉼터 대피

◇8일 찾은 춘천시 후평동에 위치한 쪽방촌. 폭염 탓에 주택 내부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자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려 그늘로 대피했다. 사진=손지찬 기자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8일, 춘천시 후평동 쪽방촌에서 만난 김모(여·55)씨는 연신 땀을 흘리고 있었다. 방 한켠에 설치된 에어컨에서는 바람이 나오지 않고 있었으며 윙윙거리는 선풍기 소리만 들렸다.

김씨는 “에어컨은 10년 전에 구매한 구형으로 전기세가 많이 나와 틀지 않는다”면서 “선풍기 하나로 버티다 도저히 안되겠으면 냉수로 샤워를 하며 견딘다”고 말했다.

쪽방촌 입구 나무 그늘에서 만난 박모(60)씨는 목에 두른 수건으로 계속 땀을 훔쳤다. 박씨는 “요즘 더위는 습하고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한다”며 “집을 벗어나면 마땅이 갈 곳도 없어 답답한 마음에 근처 산에라도 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30도가 넘는 기온이 열흘 가량 지속되고 있지만 더위를 피할 방법이 부족한 고령층 등 저소득 취약계층은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후끈 달아오른 방안 공기로 선풍기에서도 더운 바람만 나오고 있는데도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다.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름철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들과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대피시설을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면서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쉼터 내 기본 인프라도 특별히 신경쓰고 확충해 나가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폭염 취약계층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경로당과 복지회관 등이다.

이날 찾은 춘천의 한 노인복지지관은 에어컨이 가동된 덕분에 실내 온도를 25도를 유지했고, 20여명의 노인들은 신문을 보거나 동료 노인들과 담소를 나눴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쉼터로 들어선 이모(여·80)씨는 “이 날씨에 집에만 있으면 더워서 버틸 수가 없다”며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 탓에 낮에는 어쩔 수 없이 무더위 쉼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도내에는 현재 춘천 148곳, 원주 314곳, 강릉 134곳 등 총 1,549곳의 무더위 쉼터가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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