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7월 첫째주인 지난 1~7일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시·군의 기온이 동남아시아 주요 도시 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동 해안과 영서 내륙을 중심으로 7일 평균 최고기온이 38~39도를 기록하며, 베트남 하노이(34도), 태국 방콕(33도), 캄보디아 프놈펜(35도)보다 높은 아열대성 기후를 보였다.
2021 기후변화 역량보고서는 이런 이상 고온 현상을 단순 폭염이 아닌 ‘기후대 경계선의 변화’로 분석하고 있다. 강원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전환하는 징후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태백산맥 경계 영서는 폭염, 영동의 열대야=강원도는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가 전혀 다른 여름을 겪고 있다. 영서는 내륙형 대륙성 기후로 푄 현상과 분지 지형의 영향으로 짧고 강한 폭염이 잦았다.
홍천은 지난 7일 38도를 기록하며 방콕을 압도했다. 영동 지역은 해양성 기후 영향으로 습도 높은 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삼척은 같은 날 39도까지 치솟으며 기온 자체도 동남아 수준을 넘어섰다. 이처럼 영서의 ‘건조한 폭염’과 영동의 ‘끈적한 열대야’는 강원도 안에서도 기후 이중성을 형성했다.
이는 강원도가 중위도 온대 기후에서 점차 아열대 기후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위도와 고기압의 변화, 지형적 특수성, 바람의 방향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리면서 강원도는 '온대 기후의 틀' 안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진단이다.
■ 강원도는 순간 폭염, 인도차이나는 지속 고온=강원도의 고온은 일사량과 지형의 영향으로 ‘폭발적’이다. 특히 올여름 일반적인 형태의 장마가 사라지고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아열대성 기후가 확연한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제 하노이, 방콕, 프놈펜은 7일 연속 33~35도를 유지하며 ‘끓는 듯한 더위’를 보인다.
높은 습도와 스콜성 강우로 인해 땀이 마르지 않아 불쾌지수가 치솟는 점도 비슷해지고 있다.
이처럼 비슷한 면도 있지만 동남아 더위는 지속적으로 고온이 이어지고 체감 온도도 높다는 점에서 국내와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현실화 되고 환경이 변할 경우 생활 방식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여름의 기후 변화가 일상 생활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커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위기로 극한 호우와 폭염이 오락가락 하는 상황이어서 아열대성 기후로 느낄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후에 취약한 노인 등을 위한 실시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