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김건희특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자택 압수수색…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겨냥

'22년 보궐선거 '업무방해' 피의자 및 '총선 의혹' 참고인…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지난해 총선 '칠불사 회동' 당사자…'명태균 불법 여론조사' 의혹 관련자 주장 제기
이준석, 당대표 선출 다음날 강제수사에 "현행범도 아닌데"…개혁신당 "망신주기"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노원구 개혁신당 이준석 당대표 자택을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2025.7.28 [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8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 화성 동탄에 있는 이 대표 자택,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서 자료와 PC 내 파일 등의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명씨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공천 발표를 앞두고 이 대표와 명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최근 한 언론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2022년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앞둔 5월 8일 이 대표가 '당선인(윤 전 대통령) 측에서 경남 창원 의창은 경선을 해야한다더라'는 내용의 한기호 당시 사무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해줬다는 취지로 말했다.

명씨는 이튿날인 5월 9일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공천을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전화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자 명씨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은 앞서 민주당이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알려졌다.

이 대표는 명씨에게 김 전 의원을 주프랑스대사로 보내자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명씨의 전 운전기사는 지난 4월 명씨와 김 전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저희(자신과 명태균)가 노원구에 찾아가 그때 같이 차 안에서 그 이야기를 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을 몰랐으며 이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반박해왔다.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28일 서울 노원구 이 대표 자택 앞에 '압수장소 봉인지'가 붙어 있다. 2025.7.28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지난해 4월 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도 확인 중이다.

이 대표는 지선 및 재보궐선거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이며 총선 의혹과 관련해선 참고인 신분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둔 2월 29일 명씨, 김 전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만나 논의한 내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칠불사 회동'에서 김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 기록,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보여주며 총선 공천 개입을 폭로하는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4·10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의 선거구인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여사 측 압박성 움직임에 따라 김 전 의원은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던 김해갑으로 옮겨 출마한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김 전 검사와 나란히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경쟁 관계 정당에서 공천받기 위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으로 거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개혁신당은 칠불사 회동 이튿날 지도부가 모여 논의한 끝에 김 전 의원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및 총선 관련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명씨 여론조사 의혹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등장하는데, 명씨에게 오 시장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받는 사업가 김한정씨는 "이 대표의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도 명씨를 도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건희 여사의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노원구 개혁신당 이준석 당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5.7.28 [공동취재]

특검팀 이날 확보한 압수물을 토대로 이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조만간 소환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야권 주요 정치인 여러 명이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한편, 이 대표는 특검팀이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특검이 오해 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재선출된 지 하루만인 이날 압수수색한 점을 거론, "저희 입장에선 굉장히 시기가 공교롭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당대회가 끝나서 오늘 지도부가 새로운 운영 계획을 얘기하고 언론이 그런 것에 관심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현행범도 아니고 급작스럽게 (압수수색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특검이 윤 전 대통령, 윤상현 의원과 어떤 얘기를 했는지 궁금해할 텐데, 작년 11월 이미 검찰에 출석해 명확히 얘기했다"며 "수사 주체가 바뀌다 보니 또 확인할 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성열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지도부 임기가 시작되는 첫날 무리하게 이뤄진 압수수색은 정치적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망신 주기"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공천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하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했지만, 특검은 이 대표 자택은 물론 국회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강행하려 한다"며 "개혁신당은 윤 전 대통령 내외가 자행한 범죄적 권력남용 진상규명에 협조하겠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는 강제수사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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