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산의 한 노후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화재로 인해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화재의 원인은 오래된 전기설비, 관리부재, 그리고 소화시설 미비였다. 특히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에서 화재는 순식간에 확산됐고 그 결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앞의 세 가지 조건이 겹쳤을 때 작은 불씨는 걷잡을 수 없는 재난이 된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남긴 흔적은 삶 전체를 뒤 흔든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부분 전기에서 비롯된다. 콘센트 화재는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예방의 첫 단계다. 전기 화재의 주범은 과도한 부하, 접촉 불량, 그리고 노후화된 전기 설비 등이다. 특히 콘센트 주변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거나 이중 플러그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게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전기선의 파손이 발생하면 내부 단선이나 쇼트가 쉽게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발열이 극심해지면서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관리 소홀과 불합리한 전기 사용 습관에서 비롯되므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화재 위험은 우리 주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기에 화재 예방의 출발점은 우리 생활공간과 가장 가까이에 있다. 바로 벽에 꽂힌 콘센트다.
오늘날 화재 예방은 설비 설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다 실질적인 초기 대응 수단이 요구된다. 소방서가 중점 추진 중인 '전기콘센트용 자동소화패치' 설치와 '화재안전교육'은 그런 필요성 속에서 출발했다.
자동소화패치는 콘센트 내부 과열이나 불꽃 발생 시 화재 초기에 자동 작동하여 불을 소화해 주는 장치다. 설치가 간단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여 노후 공동주택, 고령자 가구, 맞벌이 가정 등 설치가 절실한 곳에 적합한 실용적 장비다. 특히 아이들이 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가정에서는 더욱 유용하다.
소방서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찾아가는 화재안전교육'을 시행하며 콘센트용 자동소화패치와 구조용 손수건을 배부하고 어린이들에게 소화기 사용법과 화재 대피 요령을 교육하는 실습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누구나 손쉽게 화재 예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자동소화패치의 효과는 현장에서 꾸준히 입증되고 있지만 성능 시험 기준은 보다 명확하게 정립될 필요성이 있다. 실제 화재 환경은 매우 다양한 조건을 내포하고 있기에 자동소화패치의 성능 역시 온도, 연소 유형, 내구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검증이 강화돼야 한다. 제품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국가적 차원의 시험 기준 및 인증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화재안전은 제도와 시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을 어떻게 알고, 점검하고, 사용하는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실효성 있는 장비를 알고, 배우고, 실천하는 작은 변화 하나가 커다란 재난을 막을 수 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한 첫걸음은 늘 곁에 있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콘센트 앞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횡성소방서는 앞으로도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현장 중심, 예방 중심의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작지만 효과적인 실천, 그것이 곧 화재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가장 안전하고 강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