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핵심 수사 대상인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을 소환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날 오전 10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권 전 회장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사무실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권 전 회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법원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날 권 전 회장을 상대로 김 여사 가담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이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錢主)'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권 전 회장을 비롯한 시세조종 가담자 9명은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전원 유죄를 확정받았다.
특히 김 여사와 비슷하게 전주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은 손모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검찰이 2심 중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 3개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의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고발된 지 4년 6개월 만인 작년 10월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권 전 회장을 믿고 수익을 얻으려 계좌 관리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 범행을 알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이후 권 전 회장 등의 유죄를 확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서울고검은 김 여사에 대한 재기수사를 결정했고 특검팀에 사건을 넘겼다.

앞서 특검팀은 '2차 단계 주포'였던 김모씨 등을 지난달 29일 소환조사했다.
전날에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 전 임원으로, 주가조작 선수로 지목된 민모씨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들은 김 여사 대신증권 계좌에서 이뤄진 '7초 매매'의 당사자들이다.
2022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법원에 낸 의견서를 보면 2010년 11월 1일 오전 11시 22분께 김씨가 '12시에 3300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했다.
약 20분 후인 오전 11시 44분 32초 김씨가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냈고, 7초 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서 정확히 3천300원에 8만주가 매도됐다.
권 전 회장 등의 주가조작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해당 거래를 통정매매라고 인정한 바 있다.
민씨는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된 '김건희' 엑셀파일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2011년 1월 13일 작성된 해당 파일에는 미래에셋(옛 대우증권), 디에스증권(옛 토러스증권) 등 2개 계좌의 인출, 잔고 등 관리 내역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