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FC가 ‘포기하지 않는 팀’의 면모를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강원FC가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에 기록한 득점은 무려 6골. 이는 리그 12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기록이다.
강원은 올해 터트린 총 24골 중 전반에 8골만 기록한 반면, 후반에는 16골을 몰아쳤다. 특히 가장 극적인 구간인 추가시간에는 6골을 집중시켰다. 전체 골 수의 25%를 극적인 순간에 기록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강원보다 상위에 있는 팀들보다도 추가시간 뒷심이 강하다는 점이다. 리그 선두 전북은 43골 중 추가시간 득점이 4골, 2위 김천은 2골, 4위 서울과 7위 울산은 각각 1골에 불과하다. 강원은 8위(승점 30점)에 머물러 있지만 경기 마무리 능력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경기 시간대별 분포를 봐도 강원의 특징은 뚜렷하다. 전반에는 빠르게 한두 골을 넣고 주춤하는 반면 후반전에는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오히려 공격력이 살아난다. 후반 30분 이후부터 추가시간까지 기록한 11골은 전체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극적인 득점은 팀 분위기 반전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승부를 뒤집거나 무승부를 지켜낸 장면들 대부분이 후반 추가시간에서 나왔다. 강원의 후반 뒷심은 이제 단순한 수치가 아닌 팀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고 있다. 경기 내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강원의 스타일은 팬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기고 있다.
정경호 감독도 추가시간 2골을 몰아치며 무승부를 기록했던 지난달 19일 대전전 이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다. 0대2 상황에서 2골을 터뜨리며 끝까지 따라갔다. 우리에게 힘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