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번 ‘강원 독립운동가 미소 복원 프로젝트’는, 일제강점기 감시카드 속 차갑게 굳어 있던 얼굴을 ‘살아 있는 표정’으로 되살린 디지털 복원 작업이다. 이번 작업의 핵심은 ‘강원일보 AI 저널리즘 랩’팀이 자체 구축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단순한 AI 리터칭이 아닌 사람 냄새 나는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독립운동가들의 감시카드는 대부분 범죄자 식별을 목적으로 찍혀, 표정은 굳고 조명은 거칠었다. 복원팀은 먼저 PI(Person Identification·인물인식)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촬영 장비, 구도, 조명까지 세밀히 재현했다. 85~135mm 망원 구도, 부드러운 사이드 자연광, 표준 노출과 중립적 색조인 뉴트럴 톤으로, 1920~30년대 인물사진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되 화면을 거칠게 만드는 필름 그레인(Film Grain)이나 왜곡은 최대한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AI 리터칭 아닌 사람냄새나는 리얼리즘 구현…자체 구축 PI·HC 프레임 워크 적용
이어 두 번째 단계에서는 ‘HC(Human Centered·인간중심)’ 프레임워크 작업으로 들어갔다. 주름, 모공, 잡티 같은 피부 결을 되살리고, 비대칭 미소와 미세한 시선 변화로 긴장 속에서도 번지는 따뜻함을 표현했다. 단순히 ‘웃는 얼굴’이 아니라, 독립을 향한 의지와 안도, 그리고 인간적인 숨결이 묻어나는 순간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세한 떨림, 순간의 시선, 당시 상황의 서사를 불어넣었다. 그 결과, AI 특유의 ‘과도하게 매끈한 얼굴’은 사라지고, 인간다움을 녹여낸 ‘살아있는 초상’이 완성됐다. 이번 복원은 단순히 사진을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었다. 원본 속 표정은 강요된 침묵의 산물이었다면, 복원된 표정은 후대가 부여한 경의와 감사의 마음이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미소’지만, 그 속에는 실제 인물의 온기와 서사가 스며 들었다. 차갑던 기록물이 따뜻한 기억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