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기록적인 폭염 속에 홍천군 인삼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이 장기화 되면서 피해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19일 홍천읍 하오안리의 3년근 인삼밭. 1,983㎡(600평) 면적에 심어진 인삼 절반 이상이 까맣게 타 들어간 채로 시들어 있었다. 인삼밭 위에는 1.2m 높이의 그늘막이 있었고, 해가림을 위해 3중겹 차광망, 진청색 차광지까지 쳐져 있었지만 이달 초 폭염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늘막 내부 온도가 38도까지 오르면서 잎이 상대적으로 얇고 뿌리가 10㎝ 남짓한 2~3년근은 하루 아침에 말라버렸다.
이같은 폭염 피해는 낮 최고 기온이 41도까지 올랐던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최현상(58)씨는 “처서 이후에는 광합성을 하면서 뿌리가 커지는 시기인데 생육이 어렵게 됐다”며 “내년에 다시 잎이 올라와도 폭염에 취약하고, 수확기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2~3년근 인삼 폭염 피해는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강원인삼농협에 따르면 홍천 지역의 인삼 농가 260곳 중 141곳(54%)이 폭염 피해를 신고했다. 이달 말까지 피해 접수가 이뤄져, 앞으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 지역 최대 인삼 재배지인 홍천을 중심으로 도내 전체 폭염 피해 면적은 82만 5,000㎡(25만평)에 달한다.
농가들은 농작물 재해 보험에 가입했어도, 손실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3.3㎡당 생산 원가가 8만원에 달할 정도로 올라, 보험료를 받아 봐야 인건비도 건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서정권 강원인삼농협 조합장은 “다년생 작물인 인삼은 작물 보험 제도로도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폭염에 취약한 작물인 만큼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