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계량기 밸브 잠그러 왔습니다.”
20일 찾은 강릉시 홍제동의 한 주택. 홍제동주민센터 직원들이 계량기 뚜껑을 열고 보온재를 걷어낸 뒤 밸브를 돌리고 있었다. 밸브를 돌리자 수돗물 물줄기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계량기의 개도율을 절반으로 줄이는 ‘50% 잠금’ 조치였다.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주문진읍, 연곡면, 왕산면을 제외한 강릉시 전역 세대별 계량기를 50% 잠그는 사상 첫 제한급수에 돌입했다. 이에 공무원과 이통장, 동별로 배치된 상하수도사업소 검침원 등이 교육을 마친 뒤 직접 세대를 방문해 밸브를 잠궜다.
계량기 잠금은 시민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데 시민들은 모두 물 절약 동참하기 위해 밸브를 잠그는 데 동의했다. 홍제동 관계자는 “다들 현재 상황을 잘 알고 계시다 보니 동의해주신다”고 설명했다.

다만 낮 동안 부재 중인 가구가 많은데다 각 세대마다 밸브 압력이 다 다르고, 연로한 이통장들이 직접 수도 계량기를 잠그기도 어려워 모든 가구의 밸브를 잠그는 데까지는 다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홍제동 기준 계량기 2,520개 중 235개의 밸브만 조절됐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번 조절 대상 밸브는 총 5만3,730개에 달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제한급수에 대해 물어보는 문의 전화는 있었지만 아직 불편에 대한 민원은 없다”며 “아직 고지대 등에 물이 나오지 않는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물이 안 나올 시 급수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