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간 이어진 ‘캡틴 손흥민 체제’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9월 미국·멕시코 친선경기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주장직과 관련해 “바뀔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홍 감독은 “주장은 개인과 팀 모두를 위한 중요한 선택”이라며 “시작부터 바꾼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앞으로 꾸준히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변경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은 결정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며 “답변이 애매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주장은 손흥민이냐’는 물음에 확답을 피하면서 새로운 리더십 논의에 불을 지핀 셈이다.
손흥민은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며 대표팀 내 리더십을 인정받은 뒤, 기성용의 뒤를 이어 A대표팀 주장으로 낙점됐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원정 16강 진출을 지휘하며 한국 축구사의 중심에 섰다.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토트넘 소속으로 EPL 득점왕을 차지했고 유럽대항전 우승을 경험하는 등 한국 선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그는 최근 토트넘과 10년 동행을 마치고 MLS LA FC로 이적,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홍 감독은 주장직 기준에 대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준비하는 만큼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손흥민은 지금까지 충분히 역할을 해줬고 현재도 잘해주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언제 결정적인 순간에 기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손흥민의 역할 변화를 시사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7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미국과, 10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공격수 명단에 포함돼 원정에 나선다. 대표팀 주장 완장의 행방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