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정현·권순우 투혼…한국, 춘천서 열린 데이비스컵에서 기적 일으키다

춘천서 카자흐스탄 제압하며 세계무대 재도전
권순우, 세계 19위 부블리크 꺾고 ‘군 복무 투혼’
정현, 1대5 열세 뒤집으며 극적인 역전극 선사
팬들의 응원 힘입어 파이널스 진출 희망 이어가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지난 1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5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1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을 종합전적 3대1로 제압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춘천의 코트 위에서 기적 같은 반전이 펼쳐졌다.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이 홈에서 카자흐스탄을 꺾고 2026년 데이비스컵 퀄리파이어 진출권을 확보했다.

정종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5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1 경기에서 종합 3대1로 승리, 2026년 최종 본선 진출전(퀄리파이어)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2022년부터 5년 연속 퀄리파이어 무대를 밟게 됐다.

대회 전만 해도 한국의 열세가 점쳐졌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랭킹 19위 알렉산드르 부블리크와 97위 알렉산드르 셰프첸코 등 상위 랭커를 앞세워 출전 선수 전원이 한국의 간판 스타 정현(379위·머큐리)보다 높은 순위였다. 실제로 1단식에서 정현이 셰프첸코에게 0대2(4-6, 3-6)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권순우(국군체육부대)가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2단식에서 부블리크를 상대로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냈고 2세트 3대0 리드 상황에서 상대가 다리 부상으로 기권하며 값진 승리를 챙겼다.

권순우가 세계 20위권 선수를 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승부처였던 복식에서도 남지성(당진시청)-박의성(대구시청) 조가 셰프첸코-티모페이 스카토프 조를 2대0(6-2, 6-3)으로 완파하며 2대1로 앞서갔다. 이어 3단식에서 다시 나선 정현은 포프코(220위)를 상대로 2세트 1대5로 끌려가던 경기를 7대5로 뒤집으며 2대0(6-3, 7-5) 완승을 거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정현의 대역전극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2018년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쓴 뒤 부상으로 긴 슬럼프를 겪었던 정현은 이날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권순우 역시 군 복무 중에도 세계 정상급 선수를 꺾으며 건재를 알렸다. 권순우는 “군에서 배려해줘 오히려 경기력이 좋아졌다”며 전역 후 도약을 다짐했다. 정현도 “팬들의 응원이 포기하지 않게 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종삼 감독은 “랭킹상으로는 불리했지만 홈 팬들의 응원과 선수들의 열정이 승리를 만들었다”며 선수단을 치켜세웠다.

한국은 내년 2월 열리는 퀄리파이어에서 세계 8강 무대인 파이널스 재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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