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전기로 움직인다. 집 안의 불빛과 병원의 의료기기, 사회 곳곳의 기계와 시스템 모두가 전기에 의존한다. 전기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불편을 넘어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전기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까?
그 답은 정기적인 점검과 보수이다. 전력설비는 시간이 지나면 노후되고 이를 방치하면 더 큰 사고와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기적으로 설비를 교체하고 보강하는 공사가 필요하다
한국전력의 전기공사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전기를 끊지 않고 공사하는 무정전 공사와 다른 하나는 전기를 완전히 차단하고 공사하는 휴전(休電)공사가 있다.
휴전공사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업자가 감전 위험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가장 안전한 공사 방법이다. 따라서 작업자의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휴전공사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전기공급 중단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휴전작업에 대한 동의를 받기 쉽지 않고, 그로 인해 특수장비와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위험한 무정전 공사가 불가피하게 시행되고 있다.
강원도 전역에서는 한국전력이 발주한 전기설비 보수, 전주 이설 등 매일 평균 400~500건에 달하는 전기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휴전은 냉난방이 중단되고 가게 영업이나 업무에도 차질이 생기는 등 국민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편보다 중요한 것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 중 작은 실수 하나는 곧바로 중대한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사람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는 2019년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노동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공사현장에는 땀을 흘리며 설비를 점검하고 공사하는 수많은 작업자들이 있다. 그들 또한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다. 한순간의 사고로 그 생명이 사라진다면, 남은 가족은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전기를 잠시 끊는 ‘휴전’은 그들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다.
우리나라의 전기공급 신뢰도는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매우 우수하다. 연간 가구당 정전시간은 선진국인 영국 38.39분, 프랑스 43.80분, 미국 48.70분과 비교해 보면 우리 나라는 9.29분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은 휴전 작업 시 신속한 복구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공사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 휴전에 앞서 사전 안내와 함께 정전 시 실시간으로 해당 지역 고객에게 안내문자를 발송하여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생명유지장치 사용고객 등 필수 전력공급 대상에 대하여 임시전력공급 설비 보급 등 고객지원 대책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왜 휴전공사를 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공감이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문화가 잘 형성되어 전기공사도 휴전공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휴전은 작업자의 생명을 지키는 약속이며, 더 안전한 전기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투자이다. 한국전력은 앞으로도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잠시의 불편을 국민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와 협조로 감수해 준다면 우리 사회는 더 안전하고 튼튼한 전력망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