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한 살 청년이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다섯 사람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규민(21) 씨는 지난 14일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익수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심장,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24일 하늘로 떠났다.
김 씨는 강원 삼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경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포항의 한 공과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어릴 적부터 데이터센터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보며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워왔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성실한 청년이었다고 가족들은 회상했다.
애교 많고 자상한 아들, 다정한 오빠였던 그는 대학 입학 후 축구와 클라이밍,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활기찬 일상을 보냈다.
가족들은 "규민이의 일부라도 세상에 남아 함께 숨 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며, 그의 마지막 길을 조용히 배웅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큰 기쁨을 안겨준 사랑하는 규민아. 하늘에서 못다 이룬 꿈들 모두 이루고, 예쁜 별이 돼서 하고 싶었던 것들 다 하며 행복하길 바란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