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조선문화의 기본조사–강원도호’, 지역학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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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차상찬 학술대회’…9월26일 한림대 개최
- 허준구 소장 “기록 저항과 민족정신의 산물” 강조

◇2025 차상찬 학술대회가 지난 26일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언론 자유 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열렸다. 오석기기자

청오 차상찬((1888∼1946) 선생이 펴낸 ‘조선문화의 기본조사–강원도호’는 단순한 지리지나 답사보고서가 아닌, 근대 지역연구의 선구적 시도이자 식민지 시대를 견뎌낸 한 지식인의 기록 저항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26일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열린 ‘2025년 차상찬 학술대회’에서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장은 ‘차상찬과 지역학’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열린 2025 차상찬 학술대회에서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오석기자

‘언론 자유 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날 발표에서 허소장은 차상찬 선생 저술의 근저에는 네가지 신념이 관통한다고 강조했다. 고향 강원도에 대한 깊은 애정, 역사의식과 민족정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 그리고 일제의 세태와 식민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그것이다. 이는 단순히 문장 속 사상으로 머문 것이 아니라, 실제 기록과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923년 8월부터 무려 89일 동안 강원도를 직접 답사하며 집필한 ‘조선문화의 기본조사–강원도호’는 이후 그의 전 저작 활동의 출발점이자 축이라고 정의했다. 지역의 실상을 반영하기 위해 병원, 금융기관, 철도, 탄광 같은 근대적 요소를 조사에 포함시킨 것은 단순한 ‘현황 보고’를 넘어, 격동기 강원도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담아낸 귀중한 지역 기록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열린 2025 차상찬 학술대회에서 허준구 강원문화예술연구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오석기자

이어 홍천을 ‘화산잡화(花山雜話)’, 횡성을 ‘횡성횡설(橫城橫說)’이라고 부르는 등 당대 식민지 조선의 세태와 부조리를 꼬집는 장치로 ‘별항’이라는 형식을 가져온 점도 주목했다. 이 별항들을 통해, 이 땅이 여전히 깨어 있고, 기억하고 있으며, 포기하지 않았다는 목소리를 세밀하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허소장은 “차상찬 선생의 기록은 단순히 과거의 산물이 아니라, 지역성과 민족정신이 맞닿는 지점에서 오늘날 다시 읽혀야 할 문서”라고 강조했다. 기조발표에 이어 △해동염사의 여성 담론 연구 △청오 차상찬의 문화콘텐츠적 활용방안 연구 △차상찬과 한국야담사화전집에 대한 재조명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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