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강물과 암석이 빚어낸 신비로운 풍경, 영월의 대표 명승지 요선암이 사진예술로 다시 태어났다.
영월 출신 고주서 사진가가 오는 16일까지 영월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사진전 ‘자연의 신비, 요선암’을 개최한다.
‘한반도지형 사진작가’로 알려진 고 작가는 2000년대 초반 한반도지형 훼손 위기 당시 현장을 촬영하고 보존운동을 펼치며 일곱 차례의 전시를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고향의 천연기념물인 요선암을 오랜 시간 기록해온 작업의 결실로, 사진전과 함께 사진집도 함께 선보인다.
영월의 대표 명승지인 요선암은 강물의 소용돌이가 흑운모 화강암을 깎아낸 기묘한 돌개구멍으로, 중생대와 신생대를 아우르는 지질학적 역사를 품고있다. 하천의 윤회와 침식작용이 지속되는 한 요선암은 완성된 풍경이 아닌,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진행형의 자연’이다. 전시장에는 변화의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한 작품들을 통해 자연이 만들어낸 시간의 결을 생생히 전한다.
고 작가는 계절과 강물의 수위, 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요선암의 표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차례 현장을 찾았다. 그의 작품에는 단순한 풍경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책임이 교차한다. 고 작가의 렌즈는 사라져가는 풍경 앞에서 멈춰 서 우리가 지켜야 할 자연의 가치를 일깨운다.
고주서 사진가는 “옛날의 요선암은 참으로 맑은 물과 깨끗한 암반들이 기묘한 형상을 이뤄 수석 전시장에 온 것처럼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최근에는 장마철에 상류에서 흙탕물과 함께 떠내려온 오염물이 바위에 쌓여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말이 무색할 때도 있다”며 “그 변화의 울림은 이 순간을 소중하게 기록해야 할 이유가 됐고 오랫동안 요선암에 발길이 머물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