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사라지지만, 살아내는 삶”

극단 굴레씨어터 ‘ㅋㄷㅋㄷ’ 춘천 공연
노년의 쓸쓸함 ‘늘보 연극’으로 풀어내
이현용·이인자·송창언 원로 배우 열연

◇극단 굴레씨어터의 연극 ‘ㅋㄷㅋㄷ’이 오는 17일과 18일 춘천 아트팩토리 봄서 공연된다.

극단 굴레씨어터의 오랜 주역들이 연극 ‘ㅋㄷㅋㄷ’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7일과 18일 춘천 아트팩토리 봄서 펼쳐지는 작품은 반세기 동안 강원 연극의 꽃을 피워 온 이들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작품은 한국 연극사의 기틀을 다진 윤조병 작가가 노년에 쓴 희곡으로, 김미아 연출가의 손길을 거쳐 구현됐다. 배우 이현용, 이인자, 송창언 등 굴레씨어터의 시작점을 함께 한 얼굴들은 노년의 고독과 가난을 느리고도 긴 대화로 풀어낸다. 재개발로 다수의 주민이 떠난 달동네서 폐지와 빈병을 주으며 살아가는 노인들. 극은 그들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삶의 애틋함을 이야기 한다. 인물들이 과거에 대한 오해와 그리움, 지난 사랑을 곱씹는 과정은 ‘늘보연극’ 이라는 연극적 장치를 통해 극대화 된다.

◇연극 ‘ㅋㄷㅋㄷ’의 주연을 맡은(사진 왼쪽부터) 송창언, 이인자, 이현용 배우.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은 때로는 야속하지만, 긴 여정은 값진 발자취를 남긴다. 긴 세월 따라 희끗한 흰머리가 늘어나고 깊은 주름이 패였지만, 인물들은 비로소 상처를 마주하고 오해를 풀어갈 용기를 얻게 됐다. 배우들 역시 그렇다. 패기와 열정이 무기였던 청춘 배우들은 보다 깊고 넓은 감정을 가진 원로 배우가 됐다. ‘그냥’이라는 말 뒤에 숨긴 진심은 배우들의 깊고 섬세한 연기를 통해 관객에 닿는다.

김미아 연출가는 “연극이 아름다운 건, 모든 순간이 한 번 뿐인 우리의 삶과도 닮아있기 때문”이라며 “재개발로 사라지는 골목, 사라지지만 그러나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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