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서 '맛있는 이야기', '정겨운 추억'을 한껏 쌓을 수 있는 축제가 펼쳐진다.
원주시는 10월24~26일 사흘간 중앙동 전통시장과 원일로,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2025 원주만두축제’를 개최한다. 시가 주최하고, (재)원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올해 축제는 더욱 넓어진 축제 공간과 다양해진 문화 콘텐츠가 제공된다. 무엇보다 수십만명이 몰리는 상황을 고려한 물샐틈 없는 안전대책 마련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 원주만두축제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만두는 원주의 애환 품은 '정체성'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만두. 원주시가 만두를 지역 대표 향토음식으로 지정했다.
원주에서는 만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지역민의 삶과 역사를 오롯이 담아낸 도시의 ‘정체성’이 담긴 특별한 음식이다.
6·25 한국전쟁 이후 원주 전통시장 일대에서 피난민들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먹었던 음식이 바로 만두다. 고향 음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위로하던 그 시간이, 지금의 원주 만두로 자리 잡았다.

흔히 ‘칼만두’라고 부르는, 칼국수에 만두를 곁들인 음식 역시 원주가 시초라는 기록도 있다. 만두는 치맥, 피맥에 이어 몇 년 전부터 ‘만맥’이라는 용어도 생겨날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 트렌드가 됐다.
시그니처 만두를 칭하면 흔히 신김치를 넣어서 새콤하고 칼칼한 맛이 강한 것을 머리에 떠올린다. 원주의 김치만두는 다르다. 신김치 대신 절인 배추를 사용하기 때문에 신맛은 덜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만두축제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도 상당하다. 347억원의 직접적인 경제효과가 파악됐고, 고용 등 간접적인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66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축제를 통해 만두 창업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있어서 지역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올해 축제기간 글로벌 만두산업 관계자와의 네트워킹, 학술적 교류를 통해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한다.

■만두는 흥겹고 신명 나는 '축제'다.
원주만두축제는 2023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회째다. 올해 축제에서는 전통 만두부터 이색 만두까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맛볼 수 있고, 직접 만두를 빚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도 함께 펼쳐진다.
지난해 축제에는 5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고, 신생 축제로는 드물게 2년 연속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할 만큼 평이한 만두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저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축제는 원주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만두 전문점뿐 아니라 글로벌 만두 셰프와 팀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두 부스를 운영한다. 방문객은 다양한 국가의 만두를 맛볼 수 있으며, ‘만두의 세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올해 축제를 빛낼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웰만두 경연대회가 시그니처로 꼽힌다. 웰만두 경연대회는 시민과 지역 단체가 직접 만두 레시피를 개발해 경쟁하는 행사다. 올해는 중앙동주민자치위원회가 대상을 차지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정성 어린 손맛이 돋보였고, 우수 3개 팀은 만두축제 프로그램 중 쿠킹클래스 무대에 올라 체험형 요리교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식 요리의 대가인 이연복 셰프가 축제 마지막 날인 오는 26일 라이브 쿠킹쇼를 선보여 눈길을 모은다.

축제에 걸맞은 문화예술 공연도 넘쳐난다. 오는 25~26일 이틀에 걸쳐 연극 ‘봉천내 사람들’이 무대를 꾸민다. 만두와 지역 정체성을 주제로 한 공연이 축제의 감성을 풍성하게 채우며, 관람객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만두 빚기 체험과 손만두 시연·판매 등이 메인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여기에 거리 곳곳에서 공연과 아트마켓, 체험존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준비된다.
올해 축제에서는 글로벌化 학술포럼이 처음 열린다. 국내외 만두산업 트렌드와 지역 음식축제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를 통해 원주만두축제가 세계적인 음식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만두축제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지난해 사흘간의 축제기간 50만명이 찾으면서 원주시는 올해 축제 개최에 앞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시는 원주경찰서와 원주소방서, 세브란스기독병원, 성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교통·안전·응급의료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했다.
경찰은 교통통제, 차량진입 관리, 보행자 안전을 총괄한다. 또 소방은 화재 예방, 응급구조와 신속한 대응을 맡고, 병원은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한 이송과 현장 의료지원을 담당한다.
시민 서포터즈 ‘만두덕후’을 운영해 현장 안내와 질서 유지, SNS 홍보 등 다방면에서 힘을 보탠다. 방문객 집계의 신뢰성 강화를 위해 통신사 빅데이터 기반 계측의 인원 계측 시스템을 도입한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원주만두축제는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전통시장과 상권이 활력을 얻어 도심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만두’라는 쉽고 친근한 음식을 매개로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세계적인 음식관광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원주시는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 지역경제를 살리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