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중국 항주에서는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제5차 세계생물권보전지역 총회가 닷새간 열렸다. 전 세계 190개 국가에서 약 4천여명의 대표단이 참가하여 새로운 행동계획을 의논하였다. 생물권보전지역이란 1971년 유네스코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목표로 도입한 인간과 생물권(Man And Biosphere) 프로그램을 통해 UN 각 회원국 정부가 지정한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82년 설악산이 제1호로 지정됐으며, 속초, 고성, 인제, 양양 4개 시군에 걸쳐있다. 국립공원과는 달리 생물권보전지역은 국내법상 규제는 없으면서도 세계인이 선호하는 유네스코 타이틀을 부여받는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K-pop, 드라마, 영화, 음식, 화장품 등 이른바 K-Culture가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매년 증가추세다. 문화 관광과 더불어 한국의 자연을 대표하는 설악산국립공원을 찾는 외국인 수도 부쩍 늘었는데 유럽, 미주, 아시아 등지에서 한해 20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설악산 탐방경험과 4개 시군 관광후기를 소개하고 있어 앞으로도 외국인 방문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 지역사회는 이러한 설악산의 국제적 브랜드 가치 활용에 다소 미흡한 것 같다. 먼저, 설악산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미시령 터널을 빠져나오면 우측에 대장군처럼 서 있는 울산바위의 웅장미에 다들 감탄하는데, 도로 변 큰 입간판에 고성5경 울산바위라고 그려져 있다. 이 간판의 내용을 ‘UNESCO Biosphere Reserve’로 바꾼다면 강원도의 품격이 더 올라가리라 본다. 두 번째 아쉬움은 고속도로 IC나 톨게이트 이름을 현행 지자체 지역명에서 SEORAKSAN으로 바꾼다면 외국인들이 더 쉽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현행 ‘북양양 IC’를 ‘설악산 IC’ 또는 설악산 톨게이트로 변경해야 한다. 셋째는 설악권 4개 시군의 대표 관광명소를 연계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이 필요하다. 우리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작년부터 주한미군과 유학생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유산기행 성격으로 설악산의 대자연과 4개시군의 관광명소를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통일전망대, 영랑호, 관광시장, 내린천 래프팅, 양양 서핑,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액티비티와 음식, 문화체험 등을 통해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4개 지자체가 참여한다면 더 큰 시너지와 파급력을 생산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전 공무로 유럽을 다녀온 자치단체장의 말씀이 생각난다. 유럽인 대다수가 한국하면 떠오르는 2S가 있는데, 하나는 축구선수 손흥민(S)이고, 나머지 하나는 설악산(S)이라고 한다. 우리 강원도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이면서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설악산이 있다. 설악은 서양인들이 좋아하는 유네스코이자 국립공원이다. 11월 3일은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의 날이다. 이제 우리 강원도는 로컬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각으로 세계를 마주하자. 그것이 글로벌 강원의 시작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