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 낙엽이 바람에 스치며 언어의 계절이 열린다. 춘천의 아이들이 다시 한번 세상과 통하는 문을 두드린다. 춘천교대 홍익관과 석우관에서 지난 25일부터 11월16일까지 진행되는 ‘2025 춘천시 영어캠프’는 단순한 언어교육의 장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아이들이 세계를 향해 내딛는 첫걸음이다. 교실의 칠판 대신 대화의 눈빛으로 배우는 말, 시험지를 위한 문장이 아니라 마음을 잇는 문장이 오간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말이 곧 그 사람의 정신”이라 했고, 공자는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공허하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했다. 춘천시 영어캠프는 이 교훈을 한데 묶는다. 배우되 시험이 아니라 세상과의 대화를 위해 배우고, 생각하되 낯선 언어로 나를 새롭게 비춰 본다. 언어는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창이다. 아이들은 그 창문을 통해 타지의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자신이 얼마나 넓은 세상 속에 서 있는 존재인지를 배운다. ▼‘언어’라는 단어는 결국 ‘관계’의 다른 이름이다. 나와 너를 잇는 끈이다. 춘천시가 3년 이상 거주한 1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이 캠프를 연다는 사실은 행정의 조건이 아니라, 뿌리를 함께 내린 공동체의 약속처럼 들린다. 영어를 배우는 일보다 더 큰 것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나누는 일이다. 원어민의 억양 속에서 아이들은 언어보다 표정을 배우고, 문법보다 용기를 배운다. 세상은 교과서 밖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닫는 것이다. ▼결국 이 캠프의 진짜 목표는 말의 경계를 넘는 마음의 확장이다. 낯선 소리로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아는 용기, 그 한 문장 속에서 세상을 향한 문이 열린다. 춘천의 하늘 아래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언젠가 다른 나라의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그때 춘천에서 시작했지”라고 미소 지을 날을 그려본다. 그 웃음 하나가 이 도시의 미래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고, 언어는 그 사람의 세계를 키우는 일이다. 가을의 빛처럼 따뜻하게, 춘천의 미래가 그렇게 말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