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강원포럼]‘평창고랭지김장축제’ 성공 비결은

심재국 평창군수

평창고랭지김장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3일간 6만명이 다녀갔고, 2억원 지원으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역대 최고 성과다. 매년 방문객과 매출이 이렇게 가파르게 늘어나는 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지 않나 싶다. 이제는 평창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축제가 됐다.

다들 축하하는 성과지만, 투입된 노력과 정성은 그 이상이었다. 김장 재료는 젓갈 일부 외엔 모두 평창 청정 농산물이며, 품질 관리를 철저히 했다. 고객 의견도 지속 반영했다. 특히 올해 체험공간을 대폭 확대하고 ‘프리미엄 김치’를 새로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체험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했다.

평창군이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축제를 ‘수익’이 아닌 ‘지역 가치 상승’을 위한 행사로 정체성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축제를 통해 고랭지 배추 등 다양한 농산물이 홍보됐고,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지역 화합이라는 무형의 성과도 거뒀다. 매일 200명의 주민이 교통·포장·체험 도우미로 활약했고, 주민이 직접 만든 ‘갓 만두’ 등 향토음식이 각광받으며 지역 음식의 관광자원화도 실현했다.

평창고랭지김장축제는 필자가 민선 6기 군수로 있던 2016년에 처음 시작했다. 고백하건대 김치 산업 육성보다는 ‘농민의 마음’이 동기가 됐다. 2014년 이후 고랭지 채소 가격이 폭락하며 밭을 갈아엎는 상황이 발생했다. 잘 자란 농작물을 폐기하는 방림면 배추밭 한가운데 섰을 땐, 아리고 참담했다. 농민의 심정은 오죽했겠는가. 절망하고 좌절할 수만은 없었다. 튼실한 작물을 갈아엎는 일이 없도록 평창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고랭지 농산물 활용 방안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김장축제’였다. 물론 축제 신설이 수월하진 않았지만 문제는 하나씩 해결했다.

축제 홍보가 관건이라고 판단해, 초반부터 군정상 유례없을 정도로 홍보비를 과감히 투입했다. 김장 재료는 농가와 직접 계약재배를 통해 품질을 높이고, 농가에 안정적 수입이 되도록 했다. 축제 기간 다른 농축특산물 판매도 함께 성장해 부가 수익이 창출됐다. 농가도 함께 성장하게 된 것은 당연지사다. 첫해 2억원이던 매출이 5년도 안 돼 10억원, 곧 20억, 30억원까지 늘었다. 평창 농산물의 우수성이 소문나면서 축제와 별개로 기업·단체에서 절임배추 대량 계약도 이어졌다. 축제 성공에 힘입어 대한민국 김장산업 육성을 평창군과 함께하고 싶다는 러브콜이 이어지지만, 변치 않는 것은 여전히 ‘농민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평창군 농정이다.

평창군 농업 예산은 전체의 18%로 인근 지자체 중 가장 높다. 농업인 복지 증진을 위해 특수건강검진비, 복지바우처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농기계임대사업소 7곳 등을 운영하며 일손 부족에도 총력 대응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을 들이는 것은 기후변화와 미래농업 전환 준비다. 신소득 작목 육성, 기상이변 대응, 스마트농업 보급 등 4차 산업 기술 활용이 대표적이다.

농자천하지대본. 급격한 기술의 발전에도 나는 이 말의 생명력을 믿는다. 농업은 평창의 근간이며 미래 바이오산업의 기반이다.

평창고랭지김장축제가 현실의 한계를 넘어 도전과 발전 끝에 오늘의 결실을 맺었듯, 평창군은 선도적인 농정으로 군민 삶을 윤택하게 하고, 평창의 가치가 국민의 행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