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로 44명 숨지고 279명 실종…공사 책임자 3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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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단지 총 8개동 규모…2천 세대에 약 4천800명 거주
안전망, 방화포, 비닐막 등 외장재가 화재 키운 주요 원인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 나 일대에 붉은 연기가 번지고 있다. 2025.11.26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불이 나 일대에 붉은 연기가 번지고 있다. 2025.11.27 [홍콩=신화 연합뉴스]

홍콩 북부 타이포(Tai Po) 지역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44명이 숨지고, 279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께 32층짜리 주거용 아파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시작된 불길은 7개 동 가운데 4개 동을 집어삼켰고, 나머지 3개 동에서는 27일 오전까지도 진화 작업이 이어졌다.

화재는 발생 약 16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완전히 진압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가 44명으로 늘었으며, 중태에 빠진 부상자는 45명이라고 발표했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1명도 포함돼 있다.

또한 내부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279명에 달해 사상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우려된다.

화재 당시 단지는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보수 작업으로 인해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이 불길을 빠르게 확산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당국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건물 공사업체 관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체포된 인원은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남성 3명으로, 나이는 52세에서 68세 사이이다.

당국은 화재 당시 안전망, 방화포, 비닐막 등의 외장재가 불을 키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물 외벽과 환풍구 등에서 불에 취약한 스티로폼이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주민들은 일부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주민 대피를 위해 관광버스를 동원하고 인근 학교 건물을 임시 대피소로 개방했다.

현재까지 약 900명이 임시 시설에 수용됐다.

피해 단지는 총 8개 동 규모로, 2천 세대에 약 4천8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화재는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재 희생자와 유족, 숨진 소방관에 위로를 전하며, 피해 최소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CCTV는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화재를 "대규모 참사"라고 규정하며, 대응 총력전을 지시했다.

홍콩 당국은 전날 오후 6시 22분 화재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다.

5급 경보는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 발령된 것이다.

한편, 다음달 7일로 예정된 입법회(의회) 선거와 관련한 모든 공식 활동은 중단됐으며, 존 리 장관은 선거 연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오는 28~29일 열릴 예정이던 ‘엠넷 마마 어워즈(MAMA AWARDS)’ 등 여러 행사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자욱하다. 2025.11.26 사진=연합뉴스
◇드론으로 촬영한 27일 오전 홍콩 타이포 왕푹 코트 주택단지. 지난 26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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