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가명·24)씨는 올해 4월, 진로 준비를 위해 위탁가정을 떠나 자립을 시작했다. 보호연장아동인 그는 독립을 결정한 뒤 생계부터 살림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꾸려가며 실질적인 자립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외곽에 거주하는 조모의 집을 수시로 오가며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집안일을 돕는 등 ‘가장’으로서의 책임도 함께 감당하고 있다.
현수씨가 혼자 살기 시작하며 가장 먼저 느낀 건 ‘혼자 밥을 차려먹는 일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살 때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됐어요. 혼자 살 준비가 다 된 줄 알았는데 막상 혼자 나와 살아보니 밥 먹는 것부터 생필품까지 생각만큼 쉽지 않았어요. 제일 큰 건, 할머니와 살 때는 집에 오면 항상 누군가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 낯설고 외로운 기분이에요.”
현재 그는 월 50만원의 정부 지원금으로 자취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덕분에 주거비 부담은 줄었지만 생활비와 교통비는 여전히 빠듯하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현수씨는 밥값을 아끼기 위해 연습하고 남은 커피만 마시는 날도 많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는데, 학원비가 정말 비쌌어요. 주 2회, 한 달 정도 다니는 자격증반의 비용이 100만 원을 훌쩍 넘겨서 수급비로 생활하는 위탁가정에 선뜻 손 내밀 수 없었요.”
하지만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꼭 해낸다’는 신념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은 현수씨는 학교 내 카페에서 실습하며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이어갔다. 이후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의 ‘드림업’ 자격취득 지원사업을 통해 정식 교육을 수강하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 결과 춘천 커피페스타 바리스타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수씨는 언젠가 커피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자신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인 청년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 “할머니께서 늘 ‘베풀고 살아야 돌아온다, 세상에 우리 말고도 힘든 사람 많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길은 있으니 일단은 부딪혀보라고 함께 이겨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한편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는 도내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도자립지원전담기관, 강원가정위탁지원센터, 도내 양육시설과 함께 보호연장아동,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