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애들 공부해야 하는데 웬 체력장?”…체육을 밀어내는 민원의 힘

[체육? 시험 끝나고 하면 되지 않나요] (下·完)
교육부·강원도교육청 현황 조사 체육 운영 과정서 민원 받아
학부모 민원에 줄어드는 체육…학생 ‘움직일 시간’ 좁아진다
“애 피곤해 학원 못 가요” 한마디에 체육 먼저 사라지는 교실

청소년 신체활동 부족 경고에도 불구, 일선 학교는 학부모 민원에 정상적인 체육 활동 운영이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이 경험한 교육활동 침해 유형 가운데 ‘부당한 민원·압력’이 28.1%로 가장 높았다.

침해 사안 중에는 특정 과목의 시간 축소 요구가 가장컸다. 원주의 한 중학교 체육교사는 “시험 기간만 되면 ‘오래달리기를 왜 하느냐’, ‘아이 피곤해서 학원 못 간다’는 항의가 들어온다”며 “학생을 움직이게 하면 할수록 민원은 더 거세진다”고 했다.

강원도교육청이 2023년 도내 교사 6,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 보호 및 교육활동 현황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2.7%가 체육·예술·수행평가 운영 과정에서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출석 부담’, ‘피곤함 호소’, ‘부상 우려’, ‘학업 저해’ 등이 주된 이유였다. 결국 일부 학교는 시험 기간에는 체육 수업을 이론 활동으로 바꾸거나 운동장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청소년의 신체활동 기회를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체육에 대한 민원 증가를 청소년 건강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창환 강원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청소년 신체활동 부족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교육·환경·사회적 인식이 함께 만든 구조적 결과”라며 “체육이 학업의 방해물이 아니라 건강의 기반이라는 공감대를 사회적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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