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꽁꽁 언 자선냄비…사랑으로 녹여주세요

명동거리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 현장
자영업자·초등학생·안전지킴이 기부행렬
매년 줄어드는 기부금 · 자원봉사자 고민
“어려운 이웃 위한 나눔 동참해주셨으면”

◇17일 춘천 명동거리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로 시민들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경기 침체와 추위가 심화되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지원의 손길은 여전히 따뜻했다.

성탄절을 일주일 가량 앞둔 17일 오후 춘천 명동 거리 입구에 놓인 빨간 자선냄비 안에는 각종 지폐가 들어 있었다.

오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1,000원 부터 5만원까지 다양한 금액을 선뜻 자선냄비에 넣었다.

멀리서 자선냄비를 보자 지갑에서 1만원을 꺼낸 정재섭(70)씨는 “추운날 고생하는 봉사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김정규(40)씨도 기부에 동참했다. 김씨는 “올해 장사가 쉽지 않다 보니 더 힘든 사람들이 눈에 밟힌다”며 “연말만큼은 외롭고 힘든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한다”고 했다.

순찰 중이던 안전지킴이 봉사자도 걸음을 멈췄고,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냄비에 지폐를 넣었다. 이날 2시간 동안 21명의 시민들이 흔쾌히 모금에 동참했다.

40년 동안 구세군으로 자원봉사를 이어온 정진숙(63)씨는 “경기가 어려움에도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해 모금에 동참하는 분들을 만나면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다만 아직 전체 모금 규모는 예년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경기 침체가 기부 심리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도내에서 운영하는 자선냄비 9곳 모금액은 2022년 4,500만원에서 2024년 3,200만원으로 2년 새 30% 가까이 줄었다.

한현숙 구세군 춘천영문 사관은 “현금 대신 QR코드나 전화를 통해 자선냄비에 기부할 수 있다”며 “올 겨울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강원지역 구세군 자선냄비는 오는 24일까지 매일 운영된다.

◇17일 춘천 명동거리를 순찰 중이던 강원경찰청 안전지킴이 2명이 자선냄비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성금을 넣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자선냄비를 마주치길 기다렸던 정재섭(70)씨는 반가운 마음으로 기부에 동참했다. 취재진은 2시간 동안 구세군 자선냄비 자원봉사자로 함께하며 여러 기부자를 만났다. 사진=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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