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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잊혀진 최규하 대통령 친필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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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치악예술관 인근에 서원대로 준공비
대통령 친필 휘호 담겨도 단순 상징물 취급
전문가 “과거 장소 이전과 보존·연구 필요해”
원주시 “의견에는 공감…전문가 논의해봐야”

◇고(故) 최규하 대통령의 친필 휘호 표지석인 서원대로 준공비의 모습.

고(故) 최규하(1919~2006년)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표지석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원주 치악예술관 삼거리 인근 완충녹지에는 ‘서원대로 준공비’가 자리하고 있다. 비석에는 ‘西原大路(서원대로)’라는 글자와 함께 공사 개요가 새겨져 있었지만, 주변에 쌓인 낙엽과 나무에 가려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이 비석은 최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표지석이다. 비석 뒷면에는 "준공비 휘호가 최 전 대통령 친필"이라는 것과 "1978년 서원대로 준공 당시 단구동 사거리 인근에 설치됐다가 2011년 4월 현재 위치로 이전됐다"는 기록이 있다.

서원대로는 청골사거리에서 단구사거리에 이르는 총 5.3㎞ 길이의 왕복 6차선 도로로, 원주 최대 교통 요충지 이다. 당시 최 대통령은 예산 확보 등 서원대로 개설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도로 명칭을 직접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단계·구곡·단관택지 등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되며 도심 발전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지역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지역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순조 (재)최규하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시민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준공비의 가치와 정확한 위치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이라도 과거 설치 장소로의 이전을 검토하고,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해당 표지석이 가진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단순한 상징물로만 취급하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한다”며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전문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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