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새해를 맞이한 순간 불현듯 지난 2025년 1월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많은 새해 목표를 세우고 꼭 이루어내겠노라 다짐을 했었는데 지켜진 다짐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지키지 못한 약속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렇지만 올해도 다시 새해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한다. 꼭 이루겠노라고.
그 다짐 중 하나가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이다. 지난해 말 우리 횡성군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주시청 앞에서 원주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해 달라고, 원주시가 적극 나서달라고 궐기대회를 했다. 그래서 그런가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 같다. 원주의 일부 정치권에서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가 하면 원주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이 지방일간지에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주제로 기고를 하니 말이다.
개인이 생각하고 느낀 것을 글로 옮겨 적어 대중에게 공표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그 글의 재료가 되는 사실관계는 좀 확인하고 써야 되지 않는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에는 단순한 단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횡성군과 원주시라는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만 입력해도 횡성군민들이 왜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몇십 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지, 원주시는 왜 횡성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지에 대한 관련 자료들이 쏟아진다. 어떤 주장을 펼치던 그것은 글을 쓰는 개인의 자유이겠지만 사실관계의 왜곡 없이 글을 쓰는 게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다 보니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여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술책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표현은 중국 진(秦)나라 시대에 권신 조고(趙高)가 자신의 권력을 시험하기 위해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속인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조고는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강요하며 이를 통해 신하들이 자신의 말을 믿고 따르는지를 시험했고 그 결과에 따라 권력의 충성을 평가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이 말은 권력자나 지도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중을 조종하거나 진실을 감추고 이득을 취하려는 경우를 비판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는 본질을 호도하고 거짓말을 진실처럼 꾸며내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지록위마의 의미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우리는 종종 언론, 소셜미디어 등에서 진실을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를 목격한다. 지록위마는 이런 상황에서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진실을 왜곡하려는 의도를 경계해야 함을 상기시켜 주는 것은 물론 대중을 잘못된 정보로 혼란에 빠뜨리거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행동에 대한 비판을 촉구한다. 지금의 '원주상수원보호 구역 해제'에 대한 논쟁이 그렇다. 왜곡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도 우리는 지금 사실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아는가.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이로부터 시작된 원주시 수돗물 품질 논란 등에 대한 모든 문제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원주시민과 횡성군민들의 몫인 것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제시하는 것만이 '공정과 정의'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