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행감이 묻고, 문화도시는 답하지 못했다

오윤석 영월주재 부장

영월군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칭찬의 자리가 아니다. 숫자와 구조, 사람과 책임을 점검하는 자리다. 지난해 영월 문화도시를 둘러싼 행정사무감사는 유독 거칠었다.

의원들의 질문은 날카로웠고, 답변은 자주 흔들렸다. 그 장면들이 쌓여 드러난 결론은 단순했다. 문화도시 조성 정책이 흔들리는 이유는 성과의 부족이 아니라, 조직과 인사의 불공정성에 대한 의심이었다.

행감의 시작은 비교적 온화했다. 문화도시 브랜드 수상, 주민 참여 확대, 축제 성과가 언급됐다. 그러나 곧 질문의 방향이 바뀌었다. “왜 이직률이 이렇게 높은가”, “문화도시센터장은 왜 장기간 공석인가”, “겸직 체제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내부 갈등은 왜 초기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는가” 등 대부분의 질문들은 사람과 구조를 향하고 있었다.

이직률을 두고는 수치부터 흔들렸다. 자료에는 30%가 넘는 수치가 제시됐고, 답변 과정에서 산정 오류가 있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숫자는 정정될 수 있다. 그러나 행감장에서의 정정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자료를 기반으로 판단해야 할 의회 앞에서, 핵심 지표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자료를 어떻게 믿고 심사하느냐고 지적한 이유다.

센터장 공모 문제는 행감의 분수령이었다. 공모가 있었지만 적임자가 없었고, 재공모는 하지 않았으며, 겸직 체제로 운영 중이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러자 의원들의 질문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었다.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한 기준은 무엇인가”, “공모 요건이나 처우가 현실과 맞는지 재검토했는가”, “관리자가 없는 조직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이 정상인가”라고 질문했다.

하지만 ‘공모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답변은 근거라기보다 추정에 가까웠기에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인사 문제로 들어가자 분위기는 더 날카로워졌다. 승진은 있었지만 보직은 없고, 관리 라인은 비어 있으며, 팀장급 허리가 사실상 사라진 조직도에 대해 위원들은 조직 체계가 무너졌다고 직격했다.

승진의 이유로 제시된 연수 도래와 성과는 공공기관 인사 기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필요에 따른 승진이 아니라, 승진을 먼저 해놓고 자리를 고민하는 구조는 공정성 논란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료의 신뢰성 문제는 반복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상금과 물품비에서 중복 기재가 발견됐고, 합계가 맞지 않는 항목도 지적됐다. 의원들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오류가 있었다고 짚었다. 숫자가 틀리면 의도와 무관하게 신뢰는 무너진다.

이외에도 홍보 물품 재고, 지역 상생 구매 실적, 경영평가 저조 항목들도 같은 맥락에서 지적됐다.

0점에 가까운 지역 상생 지표, 의무 교육 미이행으로 깎인 점수들. 이는 행정 미숙이 아니라, ‘문화도시’라는 이름과 실제 운영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행감 과정에서 특히 눈에 띈 대목은 직급과 책임의 불일치였다. 공공기관에서 2급 승진은 단순한 직급 상승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명확한 보직과 책임 부여가 전제돼야 하는 자리다. 그럼에도 승진 이후에도 역할과 권한이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구조는 조직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쉽게 납득되기 어렵다.

인사는 원칙으로 설명돼야지, 사후 해명으로 이해를 구할 사안이 아니다.

군의회에서도 조직문화·직장만족도 개선, 2급 정원 보직 운영 전반에 대한 정비, 직제·인력구조 전면 재검도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수습이 아니다. 인사 원칙의 공개, 핵심 보직 정상화, 갈등 대응 매뉴얼 구축, 자료 검증 체계 강화, 지역 상생의 실질화다.

행정사무감사는 경고등이다. 그 경고를 무시한 문화도시는 오래가지 못한다.

문화도시가 다시 군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제 그 질문에 답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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