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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한계산성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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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기자

국내에서 가장 높고 험난한 곳에 구축된 석축산성이 인제에 있다. 고려시대 대몽항전 최후의 승전지 ‘한계산성’이다. 백두대간 정상의 절벽과 절벽을 연결해 산성을 축조, 그 어떤 적군도 공략이 불가능한 성이다. 고종 46년(1259년) 몽골에 항복했던 조휘 일당이 몽골군과 함께 한계산성을 공격했으나, 방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와 함께 이곳에서 적을 격파한 기록이 고려사(高麗史)에 남아 있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이 산성은 신라 경순왕 때 최초 축조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신라부흥운동을 할 때 성을 수축하고 군사를 훈련시켰다는 이야기가 구비전승(口碑傳承)된다. 13세기 한국의 석축산성을 대표할 수 있는 구조와 역사성을 인정받아 2019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史跡)으로 지정됐다. 적이 물러날 때까지 성내에서 자급하며 장기 방어하는 ‘입보산성’이다. 성벽과 별도로 망대 시설을 갖춰 적의 침입에 대비한 방어 체계가 잘 드러나 있다. 성내에서 고려~조선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유물도 확인됐다. 주민들이 힘을 합해 30년 여몽전쟁의 최후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몽골 영향 아래 있던 쌍성총관부의 세력 확장을 저지한 국난 극복의 현장이다. ▼그동안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천년의 요새’ 한계산성 탐방로가 17년의 준비 끝에 드디어 올해 개방된다. 개방 시기는 위탁 운영 절차가 마무리되는 6~7월이다. 옥녀탕주차장 탐방센터에서 한계산성까지 1㎞, 도보로 30분이면 한계산성 남문지 석축을 만나볼 수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각종 설화를 간직한 한계산성은 역사유적과 어우러져 앞으로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안전한 장소에서 휴식과 힐링을 위한 적소로 활용될 수 있다. 내년에는 기존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장수대분소가 한계산성 분소로 이전 운용되면서 본격적인 한계산성 관광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후 다소 주춤했던 설악·한계권역 관광이 다시 활성화될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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