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특별기고] 강원연구개발특구의 음수사원(飮水思源)

허영(춘천갑) 국회의원

◇허영(춘천갑) 국회의원

지난해 말 강원특별자치도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을 확정한 것이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대덕연구단지가 연구개발특구로 처음 지정된 이래 2011년 광주, 대구, 2012년 부산, 2015년 전북 등이 지정됐다. 이번 강원연구개발특구는 전북에 이어 10년 만에 지정된 전국 6번째 연구개발특구다.

연구개발특구는 단순히 연구단지를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 창출과 연구개발 성과의 확산, 사업화 촉진을 통해 국가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연구소와 대학의 혁신 창출을 촉진하고, 창출된 기술이 산업계로 잘 이전되도록 지원하고 투자하는 산학연 협력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요체다. 강원연구개발특구는 바이오 신소재, 디지털 헬스케어, 반도체소재·부품의 3대 특화분야를 중심으로 지정됐다. 성패는 이 특화분야의 연구개발 결과를 기술사업화까지 성공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있다.

이번 강원연구개발특구 지정은 강원자치도의 과학기술 역량과 산업화 가능성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무엇보다 기초지자체가 중앙정부를 설득해서 유치한 ‘풀뿌리 지역혁신’의 중요 사례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1997년 춘천시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으로 당시 산업자원부를 설득하고 국비 투자를 유치했던 독보적인 경험은 특구 유치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됐다.

춘천시는 이번 강원연구개발특구의 산실이다. 춘천시 육동한 시장은 2022년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특구 유치를 위해 가장 앞서 준비했다. 민선 8기 제1시정 목표를 ‘첨단지식산업도시 춘천’으로 연구개발특구 유치를 위해 ‘역점시책추진단’을 신설했다. 이후 2023년 ‘강원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춘천시는 연구개발특구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특례를 강력히 요구했고, 국회의원인 저 역시 춘천시와 소통하며 특례에 대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과기부 등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2023년 6월 개정된 ‘강원특별법’에 특구 특례를 반영할 수 있었다. 또 육동한 시장과 필자는 과기부를 찾아가 연구개발특구 지정 당위성을 설득하고 2023년 말 특구 지정 타당성 조사 과기부 연구 예산 3억원도 확보했었다.

이와 함께 춘천시는 2024년부터 선제적으로 특구 개발계획 수립을 했고, 2025년 과기부에 제출한 강원연구개발특구 신청서는 춘천시가 추진한 용역의 결과물이 주축이 됐다.

춘천이 앞장서며 축적한 역량, 특구 지정에 큰 밑거름이 된 강원·춘천 강소연구개발특구 추진 경험 등은 춘천의 특구 본부 유치 당위성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제6차 강원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에 따르면 춘천시는 강원자치도 첨단기술 R&D투자의 53.5%가 집중된 중추다. 춘천시는 도내 연구개발비 비중이 BT의 53.8%, IT의 55.5%, NT의 55.6% 등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춘천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국가 바이오산업의 공인된 거점이며, 바이오 분야 상장사 7개를 성공적으로 배출한 바이오벤처 성공의 요람이다. 도내 바이오 상장사가 10개로 전국 4위, 비수도권 2위의 위상을 갖추게 된 데에는 춘천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논어(論語) 안연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남의 미덕을 도와 성취를 이루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최근 강원연구개발특구 본부 유치를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일상화된 현대사회지만 그 경쟁에도 도의가 있어야 하고 냉철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연구개발특구는 단순히 몇몇 통계 지표의 우위로만 운영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준비된 노력에 대해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유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시원한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하라”는 의미의 음수사원(飮水思源)은 지금의 춘천 산업 지형을 구상한 고 배계섭 시장에 대한 추모와 존경을 담아낸 표현이다. 이제 이 말은 특구 유치를 위해 노력해 온 춘천시와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춘천의 대표 일꾼으로서 연구개발특구 본부가 준비와 책임, 역량의 원칙 위에서 춘천에 뿌리내려 첨단산업 연구개발의 거점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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